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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가 태어난 날은 매해 이렇게 처음 날이 따뜻해지는 즈음이다. 두꺼운 외투가 번거로워지고 자꾸 목이 마르고 가지 끝, 발 끝에 새 잎이 돋아난 건 아닐까 살피게 되는 첫봄의 날들 중 하루, 엄마 생신이다.
매해 오늘, 동생네랑 이모랑 만나 엄마 납골당에 술을 올리고 둘러앉아 점심을 먹고 헤어지는 리츄얼을 만들어둔 건, 참 잘 한 일이다. 봄소풍 삼아 모여 얼굴을 마주하는 것만으로 우리에게 엄마라는 뿌리가 있다는 걸 확인하고 서로를 도닥일 수 있다. 엄마를 만나고 동생과 이모를 만나고 나를 만난다. 오래오래 이별의 슬픔과 고통을 안고 살아온, 그래서 더 씩씩한 나에게 잘 살고 있네, 하고 도닥여주는 시간.
마침 봄이 오는 길목이라 얼마나 다행인지. 뭔가가 시작되는 타이밍이라 마냥 쓸쓸해하지 않아도 되는 계절. 엄마는 우리에게 처음부터 끝까지 좋은 것만 남기셨구나, 새삼 깨닫게 되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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