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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 다닐 때 학교 정문 앞 커어다란 벚나무 겹벚꽃만 유난히 늦게 피는 걸 보고 왜 쟤는 항상 늦게 필까, 저긴 볕도 잘 드는 곳인데, 라고 생각했다. 그 나무가 어마어마하게 커서 갓 태어난 아기 주먹만한, 동그랗고 화사한 분홍꽃이 피면 너무나 환상적이었는데.

시간이 한창 지나고 올해가 되어서야 곳곳의 겹벚꽃이 이제서야 피어나는 걸 보며, 이 꽃은 벚꽃에 비해 이렇게 한 박자쯤 후 피는 거구나, 알게 된다.

이 꽃이 피는 때를 알게되는 데 25년이 걸렸네. 다른 진리들도 이렇게 천천히 천천히 하나씩 알게될 거다, 아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