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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에 아버지가 나왔다. 우리(엄마 아빠 나 동생)는 그 전날 육체적으로 어떤 힘들 일을 겪은 후였고 나는 엄청 피곤했지만 새벽에 일어나 집으로 왔고(왜인지 나는 다른 집에서 잤다) 엄마와 동생은 자고 있는데 (엄마는 피곤해서 일어나야 하는데 못 일어나며 뒤척이고) 아버지는 잠에서 깨서 집안 정리 중이었다. 아버지와 마주친 나는 꿈 속에서도 그와 어색했다. 어색한 게 익숙할 정도로. 부자연스럽게 뭔가 이야기를 주고받다가 잠에서 깼다. 아버지가 나에게 이야기하고 싶은 게 있는 건가. 깨어나서야 드는 질문.
호스피스 병동에 누워계시는, 이 좋은 봄날 생명이 조금씩 사위어들고 있을 아버지. (기억이 있는 한) 평생 그를 좋아해본 적이 없는 것 같지만 지금의 아버지는 불쌍하다. 어제 잠들기 전, 병상에 누워계실 아버지에게 오늘 밤이 많이 힘들지 않길 기도했는데... 그 기도가 내 입밖으로 나오기까지 나에겐 용기가 필요했다. 왜 아버지 이야기는, 아버지에 대한 생각과 마음은 이렇게 꺼내어 놓는 것조차 어려울까. 그래도 소리내어 기도한 덕분에 꿈에 그를 보았다. 아프지 않은 모습, 젊었을 때 그 모습으로. 반갑지도 두렵지도 않게 다만 어색하게.
다시, 그를 위해 기도해야겠다. 아침이 될 때까지 편안히 더 잘 수 있길. 그도 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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