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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래도 오늘밤을 넘기기 어려울 것 같다는 연락을 받고 기차표를 끊고 택시를 불러 역으로 향할 때만 해도 눈물이 나오진 않았던 것 같다. 기차역에 도착해 동생이랑 한 번 더 통화를 하고 플랫폼에 서서 기차를 기다리면서 참을 수 없이 울음이 터져 엉엉 울었다. 주변에 사람이 별로 없었는데 아마 있었다 해도 주저하지 않았을 거다.
그 밤 플랫폼에 서서 한참 흐느끼며 울었던 나는 두려웠던 것 같다. 아버지의 생명이 점점 꺼져가고 있다는 건 잘 알고 있었지만 막상 그가 죽을 거라는 생각을 하니 무서웠다. 어린 시절을 제외하면 그에게 의지하며 살았던 적도, 그를 좋아했던 적도 거의 없었던 것 같은데도 아버지가 이 세상에서 스러져 사라진다는 것이 두려웠다. 마흔 일곱살에서 갑자기 일곱살 아이가 된 것처럼 그 상황이 버겁고 두렵고 힘들었던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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