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지난 밤엔 간만에 늦게까지 깨어있었어요. 자정 쯤 잠자리에 누워 잠을 청하는데 잘안되더라구요. 한참 뒤척이다 벌떡 일어나 작은방에 책 들고 가서 좀 읽었어요. 영문판을 좀 보다가, 간만에 박완서가 읽고싶어져서 을 다시 봤습니다. '시'와 '사치'로 전쟁을 견디고, 서로에 대한 몰두의 힘으로 궁벽을 견뎠던 젊은 연인의 시간들. 오십년이나 지난 뒤 그걸 다시 돌아보는 노인의 시선이 서늘하고도 뜨거웠어요. 박완서 특유의 냉정한 성찰의 말들은 읽는 내내 마음을 불편하게 하더군요. 그래도 사랑이야기라 그런지 마음이 노골노골해져서, 이내 긴장이 풀리고 졸음도 밀려왔답니다. 2. 어제 저녁엔 용산참사 2주기 추모 문화제에 갔어요. 서울역 광장에 모인 사람은 그리 많지 않았고 날씨는 무지 추웠습니다. 참사가 일어..
토론토 생활 칠십이일째 _ 2010년 1월 29일 금요일 기온이 뚝 떨어졌다. 아침에 집을 나서며 일기예보를 보니, 영하 16도에 체감온도는 영하 이십도 보다 더 낮다. 방안에 앉아있어도 춥다. 전기 담요를 가져온 게 정말 다행이라고 몇 번씩이나 다시 말할 정도. 이렇게 추운데 오늘, 여기저기 종일 돌아다녔다. 오전엔 젠더 스터디 센터 일층에서 공부하다가 옆 건물 라운지에 갔더니 중고책 세일을 하더라. 슬슬 구경하다가 벨 훅스의 {Teaching to Transgress}를 1불에 건졌다. 비디오테잎이랑 디비디도 팔던데 {South Park} 보니 ㅇㅎ이 생각이 나더군. 난 이 만화영화 보면서 '캐나다'라는 나라를 처음으로 머릿 속에 인식시켰달까. 하나 사다 줄까 망설이다가 말았는데, 담에도 또 있으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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