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애란, <너의 여름은 어떠니>
연구실 책꽂이에 오랫동안 있었던 문학동네 이천구년 여름호를 들춰보다가, 김애란의 단편 를 읽고, 하루를 시작. 언제나 깨달음은 뒤늦게 찾아온다는, 그것도 상처를 받은 후에서야. 나는 엉거주춤 목례한 뒤 그와 반대방향으로 걸어갔다. 목적지는 없지만 그래야 할 것 같았다. 그는 잔디밭으로 돌아가다 몇 발짝 안 가, 돌아서며 한 마디 했다. "고개 좀 들고 다녀라, 이 녀석아." 아마, 그래서였을 거다. 훗날 누군가 내게 사랑이 무어냐고 물어왔을 때, '나의 부재를 알아주는 사람'이라고 대답한 것은.(279) 나는 선배에게 내 모습을 보이는 게 챙피해 머리를 수그려다. 선배는 안절부절 못하는 눈치였다. 얼마 후, 물을 마시려 시선을 돌리는 순간, 선배가 들고 있는 도화지의 글씨가 눈에 확 들어왔다. - 고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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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 2. 22. 1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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