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
토론토 생활 구십일일째 _ 2010년 2월 17일 수요일 아침에, 아직 여독이 안풀린 몸으로, 늦잠 자고 일어나니, 마음이 편하다. 그냥 편한 게 아니라, 편안하다. 집에 왔다,는 기분. 아침 지어 먹고 학교 갔다 귀가하니 다시 시작하는 일상의 싸이클이 반갑다. 이제 겨우 구십여일 지났는데, 어느새 여기가 '집'이 되었구나, 싶다. 학교에 앉아있는데 피곤해서인지 몸에서 열이 막 났다. 후딱 집에 들어와 쉬고 싶었는데, 그래도 견뎠다, 그러다보니 보려고 했던 아티클 한 편 다보고, 저녁도 먹고 장도 봐서 집에 오니 조금 멀쩡해졌다. 불교에선 집을 갖지 말고 유행(遊行)하라,고 한다. 내가 해석하기론 목숨이나 음식, 잠, 관계에 대한 욕망 만큼이나 질기고 강한 게 내가 사는 '집'에 대한 욕망인 것 같다. ..
2009-2010, 토론토 일기
2010. 2. 18. 13: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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