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리 첫날
지금은 날짜도 가물가물 하지만, 나의 초경은 초여름 즈음이었다. 밤새 몸에 열이 후끈거려 잠을 설치고, 새벽에 잠을 깨 화장실에 갔는데 팬티가 빨갛게 젖어있었다. 아, 이게 생리라는 거구나, 깨닫기도 전에, 덜컥 겁이 났었나, 아님 안도의 느낌이 들었던가. 부엌에서 아침쌀을 씻으려는 엄마에게 가서, 초경을 알리고 면으로 된, 엄마가 미리 사다가 삶아빨아 잘 개켜둔 생리대를 내 손에 받았던 기억. 나는 워낙 불규칙적이어서, 몇 일이면, 딱, 생리 시작한다고 셈을 하는 친구들이 신기했다. 그래서 생리 첫날이 언제 들이닥칠까, 어릴 땐 늘 불안했다. 지금은 이제 그 들쑥날쑥한 날짜도 익숙해져서 몸이 어떻게 변하나 잘 지켜보다 생리 첫날을 미리 예감하고는 한다. 몸이 열이 좀 나고 졸음이 막 쏟아지고 괜스럽게 ..
그물에걸리지않는/황홀한일상
2008. 9. 7. 16: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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