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니는 결혼해서 몰라!"
돌이켜보면, 결혼 준비를 하고, 결혼식을 '해내고', 신혼여행을 갔던, 이천육년 겨울에서 이천칠년 봄까지의 기간동안 나는 무척 우울했던 것 같다. 그 기간의 일기들, 사진들을 보면 결혼을 둘러싼 고민들 속에 파묻혀서, 그러나 어찌됐든 결혼이라는 걸 수행하고 있는 내가 발견된다. 그 기간의 우울에는 많은 설명들이 붙어야하겠지만, 커다란 괴로움 중 하나는, 나에게 의미있는 타자들이었던 페미니스트 친구들이 모두들 내 결혼을 '배신' 내지는 '전향'으로 여기고, '난 그 결혼에 반대요!' 혹은 '니가 왜 결혼을 하는지 도저히 이해가 안된다'는 식의 반응을 보였던 것이었다. 그리고 그동안 시간이 지나고 내 결혼을 반대하던 친구들과도 스스럼없이 만나게 된 지금에도, 그 친구들이 건네는 어떤 대사들, 예컨대 "넌 결..
그물에걸리지않는/황홀한일상
2009. 2. 1. 17: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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