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시간은 참 더디가는데, 또 어떤 시간은 참 빠르다. 4월이 어느새 반이나 흘러가버렸나, 오늘 문득 망연자실. 어제 오후엔 동네를 좀 걸었다. 요가를 하지 않는 요일엔 산책을! 벚꽃이 핀 길을 걸어 약국에 가서 철분제 한 통 사고, 건너편 빵집에서 바게트 한 개를 산 후, 제법 떨어져있는 동네 화원까지 가서 흙을 한 봉지 샀다. 늦은 오후, 바람이 조금 차가워졌지만 마루 창을 열어두고 신문지를 넓게 깐 다음, 한 시간 남짓 분갈이를 했다. 좁은 화분에 뿌리가 엉킨 채 겨우 살아있었던 스타티필룸을 두 개의 화분에 옮겨심고, 얼마 전 ㅈㅇ가 선물한 작은 꽃화분을 좀더 넓은 화분에 옮겼다. 겨우내 잘 자라지 않던 군자란에 흙을 좀 더 덮어주고 나니, 8리터 짜리 흙 한 봉지가 바닥 났다. 다음 봄엔 이 식..
어제, 전공 후배의 와이프를 다른 후배의 결혼식에서 마주쳤는데, 대뜸 이렇게 물었다, 내게. (의기양양한 표정으로 웃으며) "...애는... 안낳을 꺼야?" 나, 피식 웃으며 자리를 피했다. 그녀의 그 질문, 그 태도가 조금 당황스러웠거든. 그녀는 나의 초등학교 동창이다. 우연히 우리 전공 후배와 결혼을 했고, 가끔 마주칠 때가 있었지만, 뭐 별로 말 섞는 사이는 아니었다. 예전에도 안친했고, 시간이 훌쩍 지나 만난 그녀와도 친해지지 않더라구. 너무 극과 극의 성격, 스타일... 뭐 이런 것들 때문이었을까. 암튼, 별로 관심 없었다, 그녀에게. 그래서 마주쳐도 안녕, 정도의 가벼운 인사가 전부였다. 그러니 " 애는 안낳을 꺼야?"라는 질문은 그녀가 나에게 건낸 가장 길고 가장 구체적인 문장인 셈. 당연하..
- Total
- Today
- Yesterday
- 토론토
- 일상
- 여행
- 감기
- 졸업
- Kensington Market
- 인도
- 기억
- UofT
- 맥주
- 선련사
- 가을
- 논문
- CWSE
- 열등감
- 인터뷰
- 일다
- 엄마
- Toronto
- 교육대학교
- 봄
- 토론토의 겨울
- 영어
- 박완서
- OISE
- 켄싱턴 마켓
- 봄비
- 교육사회학
- 일기
- 아침
일 | 월 | 화 | 수 | 목 | 금 | 토 |
---|---|---|---|---|---|---|
1 | 2 | 3 | 4 | |||
5 | 6 | 7 | 8 | 9 | 10 | 11 |
12 | 13 | 14 | 15 | 16 | 17 | 18 |
19 | 20 | 21 | 22 | 23 | 24 | 25 |
26 | 27 | 28 | 29 | 30 | 3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