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오늘.
12월의 첫날인 어젠, 지난달 기고했던 학술지 편집위로부터 '게재불가' 판정을 받았다. 12월의 둘째날인 오늘, 논문계획서 도장 받으러 지도교수 연구실에 갔다가 주제를 엎으라는 명령을 받았다. 어젯밤-오늘새벽, 글쓰기가 이렇게 괴로운 거였군, 새삼 깨달으며 채운 에이포 아홉장은 과거에 묻고, 다시 새 글을 쓰고 있다, 눈도 손도 발도 다 부었고, 어깨는 굳어가네. 꽤 하드보일드하다, 겨울의 시작. 그런데 이런 식의 고난은 견딜만 하다, 아니 즐길만 하다. 타박타박 한 발씩만 뛰어도 언젠간 퓌니쉬 라인에 도착하는 마라톤처럼, 부지런히 자판을 두들겨 한자씩, 정직하게 쓰기만 하면 되니깐. 노트북이 뻑가거나 내가 쓰러지지만 않으면 내일 새벽쯤엔 또 어설픈 글 하나는 완성될테니깐.
그물에걸리지않는/황홀한일상
2008. 12. 2. 23: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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