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제, 논문을 위해 인터뷰를 해주신 N선생님을 뵙고 점심을 함께 먹었다. 지난 2년 사이, 선생님은 할머니가 되었고, 나는 예정일을 앞둔 만삭의 임산부가 되었다. 전문직 여성의 삶에 관해 이야기를 나누었던 지난 번과 달리, 우리는 아이를 낳는 일, 엄마가 되어 경험하는 것들 그리고 모성모호 정책에 관해 이런 저런 이야기를 했다. 겸손하고 통찰력이 깊은, 감성적이라기보다는 이성적인 N 선생님. 나는 이런 여자 어른을 좋아하는구나, 이야기를 나누며 새삼 깨달았다. 식사를 거의 마칠 즈음, 문득, 선생님은 산고(産苦)의 순간에 아버지 생각이 가장 많이 났다는 말씀을 하셨다. 선생님의 아버지는 큰 딸이었던 선생님의 결혼 즈음 암으로 돌아가셨다. 육체적 고통으로 힘들어하시는 아버지를 간호했던 선생님은, 아기를 낳..
어제, 전공 후배의 와이프를 다른 후배의 결혼식에서 마주쳤는데, 대뜸 이렇게 물었다, 내게. (의기양양한 표정으로 웃으며) "...애는... 안낳을 꺼야?" 나, 피식 웃으며 자리를 피했다. 그녀의 그 질문, 그 태도가 조금 당황스러웠거든. 그녀는 나의 초등학교 동창이다. 우연히 우리 전공 후배와 결혼을 했고, 가끔 마주칠 때가 있었지만, 뭐 별로 말 섞는 사이는 아니었다. 예전에도 안친했고, 시간이 훌쩍 지나 만난 그녀와도 친해지지 않더라구. 너무 극과 극의 성격, 스타일... 뭐 이런 것들 때문이었을까. 암튼, 별로 관심 없었다, 그녀에게. 그래서 마주쳐도 안녕, 정도의 가벼운 인사가 전부였다. 그러니 " 애는 안낳을 꺼야?"라는 질문은 그녀가 나에게 건낸 가장 길고 가장 구체적인 문장인 셈. 당연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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