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4년, 뭄바이 가는 길
이 여자는 누구냐, 콸라룸푸르 공항 화장실에서 셀카를 찍고 있는. 사진 속 저 '게스' 손목 시계는 뭄바이에 도착한 다음 날 아침 멈췄다. 이렇게 혼잡한 도시는 처음 본다며 짜증 폭탄을 늘 품고 있었던 그 곳에서의 한 열흘간, 시계도 없이 지금이 몇시쯤인가 몽롱했던 거 같다. 저 '디카'는 당시 직장을 다니고 있던, 내 주변에 몇 안되는 디카 소유주였던 ㅉ에게서 빌린 거고, 입고 있는 저 옷들은 인제 낡아서 못(안) 입는 것들이 되어버렸다. 저 헤어스타일을 하고서 인도 여행을 하고, 바로 학교에 돌아와 석사논문을 썼다. 그 몇달동안 미용실에 한 번도 안갔는데, 초고를 다 쓰고서야 머리카락을 싹 잘라버렸다. 이천사년 초, 뭄바이 가던 길. 시계와 디카와 옷과 헤어스타일에 얽힌 사연들은 기억나는데, 칠년 전..
그물에걸리지않는/보잘것없는여행
2011. 4. 21. 1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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