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산
낙성대에서 연주대 방향으로 1시간 15분을 꾸준히 걷고난 다음 쉬었다. 남들처럼 탁 트인 풍경을 마주하지 않고 골짜기 쪽으로 난 바위에 앉아 볕 받으면서 15분간 휴식. 가방 안에서 포도 몇 알 꺼내 먹고 물도 한 모금, 문자 메시지 한 통. 그리곤 왔던 길을 다시 걸어 1시간 15분 하산. 출발점에 다다르니 다리가 후들 거린다, 간만의 등산이었으니깐. 처음 20분은 숨이 가빠서 힘들었고 그 괴로움이 잦아들자 그 다음 20분은 무척 지루해서 혼났다. 그렇지만 그 나머지 시간은 마냥 좋아서 헤헤헤헤. 걷다가 바람이 잘 통하는 포인트에 이르면 모자를 벗고 팔을 벌려 바람샤워를 하고, 잎사귀 사이로 가을볕이 스며드는 숲길에서는 가만 서서 풀벌레 소리와 나무 사이 부는 바람을 느껴보았다. 모든 순간이 완전 좋았..
그물에걸리지않는/황홀한일상
2010. 9. 28. 23: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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