걷는다,
다리가 엄청 많은 지네가 다리를 엇갈리지 않고 잘 걸어다닐 수 있는 건, '어. 이번이 몇 번째 다리를 움직일 차례더라?' 하고 자문하지 않기 때문이란다. 수영장에서, '어, 팔 한 번에 다리 몇 번 물장구 치고 있는거지?'하고 질문하는 순간 몸이 기우뚱, 숨쉬기가 자연스러워지지 않는 거랑 비슷한 거겠지. 아침에 눈을 뜰 때, '어, 오늘이 몇일이야? 내 논문 진도는 지금 잘 나가고 있는 건가?' 하고 묻는 날은 거지반 초조한 마음이 하루를 지배하곤 한다. 순간에 깨어있다는 건, 멀리 내다보면서도 지금 이 순간의 리듬에 마음과 몸을 맡긴다는 의미일 거다. 돌아보면 오랜 기간동안 긴장 빡, 들어간 채로 살아왔던 거 같다. 긴장해서 후다닥 일을 처리하고 짧은 순간 방만하게 살다가 다시 긴장 빡,의 순환. 불..
그물에걸리지않는/황홀한일상
2010. 8. 3. 14: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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