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절의 나이, 나이의 계절
1) 오전 내내 놀았다, 간만에 여덟시간 넘게 푹 자고 일어나 세수도 안하고 빈둥대니까 참 좋았지만, 2) 유월엔 나무의 그늘이 짙어진다, 이 계절에 태어났다는 게 점점 마음에 든다, 누구나 죽음의 날이 정해져있지 않기 때문에 인생을 열두달에 비유한다는 게 허망하긴 하지만, 지금 내 나이는 몇월 정도일까 가늠해본다, 꽃이 만개하던 때는 이미 지난 것 같은데, 아직 나무의 그늘이 짙어지기는 전인가 아닌가, 하면서, 3) 지난 일요일 밤, 집에서 조금 떨어진 동네에서 저녁을 먹고 귀가하려던 차, 대학 동기 ㅇㅅ이를 만났다, 나는 너무 반가워 어쩔 줄 모르는데 녀석은 시큰둥 하더라, 그래도 전화번호를 따내고 문자를 보내고, 곧 만나자, 성긴 술약속도 잡아두었다, 같은 과 남학생 중 몇 안되는, 길에서 만나면 ..
그물에걸리지않는/황홀한일상
2009. 6. 4. 17: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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