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센, 독일, 2010년 6월 1. 연구실 책상에 앉으면 등 뒤엔 창이 있고 앞엔 문이 있다. 문과 창을 다 열어두면 그 사이에 앉아있는 나를 바람이 슝슝 지나간다. 그래서 기분이 좋아진다 :-) 바람 속에 앉아있는 바.람. 2. 아침 저녁으로 틈날 때마다 을 읽고 있다. 아아, 재밌다. 은 11화까지 보다 말았다. 생일선물로 받은 는 오늘 읽기 시작했는데 넘넘 귀여워서 웃음이 절로 나고. 쓰다 만 마지막 수업일지는 어디선가 멈춰있고, 공중파에는 볼만한 드라마가 없다. 빼고는 예능도 시들하고. 아 맞다, 네이버 웹툰 꽤 재밌다, 그로테스크한 쓴 웃음이 풀풀 나는. 요즘 나의 일상엔 이런 서사들이 얽혀있는 것이다.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는 나날들이 못내 우울하다. 3. 가까운 사람들의 아이들이 쑥쑥 자라..
아침에 집을 나서는데 맑은 여름 아침이 좋더군요. 볕이 짙어지기 전의 여름 아침은 맑은 유리에 비춰진 초록 나무 같아요. 아, 내가 이런 걸 좋아하는구나, 합니다. 요즘은 매일 아침 기도를 하고 (이렇게 말하면 꽤 수행자 같지만 실은 뭐 별 것 아니라는) 계절 수업 강의 준비를 하느라 시간에 빠듯하게 쫓기고 저녁엔 거의 매일 맥주 한 잔의 욕구가 솟곤 합니다. 새로 이사갈 집을 구하러 다니느라, 마음과 몸이 피곤하기도 하고요, 아, 행복하다 하고 느낄 새도 없이 곯아떨어지는 나날들이에요. 논문 관련 작업을 거의 못하고 있어서 이 생각을 하면 조바심, 불안감이 자꾸 생겨납니다. 이런 데다가 아, 영어 공부도 해야하는데... 까지 생각해버리면 마음은 어느새 저기까지 달려가곤 해요. 옛친구들과 가족들에게 새삼..
지난 토요일 우연히, 권정생 선생님으로부터 '바람'이라는 이름(실명)을 얻은 한 아이를 만났다. 내 이름도 '바람'이라고 통성명을 하고선 잠시 권 선생님의 유서를 떠올렸다. 어제, 일요일은 종일 혼자 있었다. 몸이 피곤해 집에 누워있다가, 날씨 좋다는 문자를 받고서는 이 닦고 세수하고 대충 옷을 입고 집을 나섰다. 한 시간여 나무와 흙, 단풍이 많은 곳을 골라 걷고 걸었다. 빨간 산수유 열매가 주렁주렁 달렸고, 벚나무 잎파리들 붉게 노랗게 물들어 시들은 잔듸 위에 쌓여있었다. 은행잎의 노랑과 단풍잎의 빨강, 멀리 흐린 파랑의 하늘, 그리고 간간히 멀쩡한 햇볕이 길에 비췄다. 중얼대면서 커피를 마시면서 조금 울기도 하고 또 웃기도 하면서 걷는 가을길 위에서 늦은 오후가 지나갔다. 시간은 이렇게 흘러가고 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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