졸업을 앞두고, 내가 지금 가장 하고 싶은 일은 가르치는 것,이다. 매 학기, 학생들을 교실에서 만나고, 새로운 실험들을 하면서 지식을 생산하고, 서로 감정을 나누고, 그리고 헤어진 뒤, 다시 만나는 일의 반복. 그 가운데에서 뭔가 생성될 수 있을 것 같다. 혼자 앉아서 글만 쓰는 일보다는, 훨씬 생동감있는 일들을 만들어낼 에너지와 아이디어를 그 교실에서 얻을 수 있을 것 같다. 무엇보다, 학생들을 거울삼아, 괴물같이는 살지 않을 수 있을 것 같다. 가장 안정적으로 학생들을 교실에서 만나 수업을 할 수 있는 법은 교수가 되는 것이다. 교수로 임용되면, 별 문제가 없는 한, 65세까지 교실에서 학생들을 만나는 것을 보장받을 수 있고, 월급도 꼬박꼬박 나오니깐. 그런데 지금 내 '스펙'으론 교수가 되는 길은..
1. 피로가 잘 안풀린다. 한달 정도 달렸고, 그런 만큼 하루쯤, 지혜롭게 쉬었으면 좋았겠지만, 월-고량주, 화-칵테일소주, 수-막걸리,로 삼일 내내 늦게 귀가. 술을 많이 마신 건 아닌데, 저녁+술자리 많은 이야기를 나누고 늦게 잠들고 운동도 거의 못한 채 2주 넘게 이렇게 견디고 있는. 오늘도 내내 찌부등. 오전엔 거의 아무 일도 하지 못하겠더라는. 2. 초고를 써서 제출하고, 리듬이 뚝, 끊겼다. 심사 일정을 잡고 원고를 수정하고 제출 전까지 또 수정하고... 이런 과정들에 지레 겁먹기도 했고. 더 깊은 곳에선 박사(혹은 백수)가 된 이후의 삶에 대한 어떤 막연한 불안 같은 게 있었던 듯. 점심 때 이 불안에 관해 이야기를 좀 하고 나니 나아졌다, 물론 말끔해진 건 아니지만. 적어도 실체 없는 어떤..
1. 비내리는 월요일 아침. 샤워하고 나오는데 기력이 뚝, 떨어졌다. 등교길 핫쵸코 한 잔 사서 연구실 도착. 애잔하고 드라마틱한 차이콥스키 교향곡 5번 1악장 들으며 오늘 할일들 리스팅. 창밖엔 비내리고, 기분은 차분해지고, 당분 섭취했더니 떨어진 기력도 업. 2. 아직 논문 롸이팅을 본격적으로 시작한 것도 아닌데, 이러다 이번 학기도 심사 물먹을 가능성도 농후한데, 막상 심사료를 내고 나니, 은행문을 나서는데, Ph.D가 된다는 사실에, 약간 짓눌린 기분이 들었다. 왠지 인생이 너무 heavy해져 버릴 것 같아서, 겁이 난다. 전혀 예상치 못했던 감정이라, 당황. 3. 참 기다릴 줄 모른다. 나 자신도 지각 대장이면서 약속 시간에 누가 늦으면 불같이 화가 나곤 한다. 음식점에서도 주문 후 기다리는 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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