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기.
어릴 때, 동생이랑 싸웠거나, 엄마한테 혼나거나, 괜히 외롭고, 또 슬플 때, 나는 종종 일기를 썼다. 뭐라고 뭐라고 뭐라고 실컷 쓰고 나면, 그러면서, 좀 울고 나면, 마음이 왠지 가벼워져서, 그리고 우느라 힘을 다써서, 일기장을 어딘가 치워놓고, 한잠, 푹 자곤 했다. 자고 일어나면, 다시 세상은 말끔해지고, 아무렇지도 않은 듯 다시 웃었다. 몇 달동안 술을 한방울도 안마셨다. 전혀 마시고 싶은 생각도 안들던 그 몇달. 그런데 이틀째 밤엔, 누구와 같이 있던 자리였는지 기억이 안나는데, 맥주 한 잔을 받아마셨다. 안마시기가 힘들더라. 그날밤 소주도 한잔 마셨다. 그리고 대구에 있던 그 며칠 동안의 밤엔 매일 맥주 다섯잔 정도를 마시고 잤다. 잠이 안오는데 혼자 말똥거리며 또 눕게 될까봐 겁이 나서. ..
그물에걸리지않는/황홀한일상
2008. 10. 8. 22:19
춤
나, 술 끊었다! 하면 왜애애? 하는 질문과 동시에, 아쉽지 않어? 하더라, 대부분. 그동안(그래봤자, 사개월쯤?) 이런 기분 안들었는데, 오늘은 왠지 좀 아쉽네, 뭔가를, 말하기나 읽기, 듣기 같은 방법보다 더 쎈, 그러니깐, 더 몸을 혹사시키는 방식으로, '풀고' 싶은데, 쩝. 어떻게 보면 그동안(아아 십여년이 넘게!) 뭔가를 쎄게 푸는 방법이, 내게는, 너무 얄팍했던 것. (고작, 술,이라니...) 이런 기분이 들 때, 사람들은 춤을 추는 걸까. 음악을 귀로만 듣는 게 아니라, 몸 전체로 듣는 행위. 왠지 땀 흠뻑 나게 춤추고 나면, 개운해질 듯도. 푸.
그물에걸리지않는/황홀한일상
2008. 8. 13. 2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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