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론토 생활 팔십이일째 _ 2010년 2월 8일 월요일 서울은 비가 내린다는데, 여긴 며칠째 날이 맑다. 사실 맑은 날이 더 춥지만, 그래도 이렇게 맑은 날씨가, 투명해서, 좋다. 김동춘 선생님이 '국제학 센터'에서 '진실과 화해위원회'에 관한 발표를 한다길래 찾아가서 듣고, OISE로 돌아오는 길, 맑고 추운 교정을 걷는데 그 짱짱한 날씨가 좋아서 혼자 좀 웃었다.ㅎ 시간이 손가락 사이로 빠져나가는 모래 같이 느껴질 때가 있다. 여기선 설 명절에 할 일이 따로 있는 것도 아닌데, 괜히 내 마음이 바쁘다. 그리고 종종, 논문 작업의 속도를 생각하면 갑자기 마음이 조급해진다. 시간에 유난히 인색한 나. 조급함이 불안과 함께 찾아오면 늘 쩔쩔매곤 한다. 한번엔 한 걸음밖에 못걷는 것처럼 지금 누릴 수 있는 ..
1. 동거인과 나의 고향을 각각 2박 3일씩, 명절 여행을 다녀오니, 집은 꽁꽁 얼어있다, 보일러를 켜고 이불을 펴고 그 안에 누워도 한참동안 발이 차가워 꼬물대는. 명절 내내 박완서의 을 읽었다, 밑줄을 긋고 싶은 구절이 몇 군데. 일상으로 돌아와 해야할 일들을 적은 수첩의 한 페이지는 to do list로 가득한데 오전 내내 인터넷만 하고 있다. 간밤엔 인도로 떠난다는 ㅇㄴ와 통화했고, 좀전엔 내달 초에 수술을 한다는 ㅅㄴ과 통화를 했다, 그러면서 그녀들과 이어진 가늘고 질긴 인연에 새삼스럽고 이상한 감사함을 느낀다. 깔끔하게 정리돼있던 책상이 어지럽혀지고, 방학은 한달 남았고, 시간은 간다. 2. 인도에 다녀와서 식탐이 늘었다, 이런 내가 재미있어서 내내 지켜보았다, 늘어난 식탐으로 살이 찌거나 소..
지난 토요일 우연히, 권정생 선생님으로부터 '바람'이라는 이름(실명)을 얻은 한 아이를 만났다. 내 이름도 '바람'이라고 통성명을 하고선 잠시 권 선생님의 유서를 떠올렸다. 어제, 일요일은 종일 혼자 있었다. 몸이 피곤해 집에 누워있다가, 날씨 좋다는 문자를 받고서는 이 닦고 세수하고 대충 옷을 입고 집을 나섰다. 한 시간여 나무와 흙, 단풍이 많은 곳을 골라 걷고 걸었다. 빨간 산수유 열매가 주렁주렁 달렸고, 벚나무 잎파리들 붉게 노랗게 물들어 시들은 잔듸 위에 쌓여있었다. 은행잎의 노랑과 단풍잎의 빨강, 멀리 흐린 파랑의 하늘, 그리고 간간히 멀쩡한 햇볕이 길에 비췄다. 중얼대면서 커피를 마시면서 조금 울기도 하고 또 웃기도 하면서 걷는 가을길 위에서 늦은 오후가 지나갔다. 시간은 이렇게 흘러가고 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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