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사랑니를 뽑았어요. 삼년전에 하나 뽑고 나머지 하나를 어제 마저 뽑은 거지요. 내 사랑니들은 좁은 아랫턱을 비집고 나느라 서있질 못하고 누워있어서 이로써의 구실을 제대로 못하고 그것 때문에 잇몸에 염증을 일으켰다고 합니다. 얼른 뽑지 않으면 이와 잇몸이 더 상하겠다는 생각에, 치과에 너무 가기 싫었지만 마음 먹고 갔답니다. 사랑니가 누워서 나있기 때문에 잇몸을 찢어내고 이를 네 토막으로 부숴뜨려서 뽑아냈습니다. 발치 수술 내내 애써 다른 생각들을 하려고 했지만 온 신경이 사랑니로 가있더군요. 그 때문인지 집으로 돌아오는 길부터 지금까지 내내 오른쪽 머리가 아픕니다. 어젠 마취가 깨면서부터 발치한 근처의 잇몸이 너무 쓰라려 진통제를 좀 먹었구요, 계속 자고 누워있었어요. 오늘은 어제보다 통증이 좀 나..
1. 동거인과 나의 고향을 각각 2박 3일씩, 명절 여행을 다녀오니, 집은 꽁꽁 얼어있다, 보일러를 켜고 이불을 펴고 그 안에 누워도 한참동안 발이 차가워 꼬물대는. 명절 내내 박완서의 을 읽었다, 밑줄을 긋고 싶은 구절이 몇 군데. 일상으로 돌아와 해야할 일들을 적은 수첩의 한 페이지는 to do list로 가득한데 오전 내내 인터넷만 하고 있다. 간밤엔 인도로 떠난다는 ㅇㄴ와 통화했고, 좀전엔 내달 초에 수술을 한다는 ㅅㄴ과 통화를 했다, 그러면서 그녀들과 이어진 가늘고 질긴 인연에 새삼스럽고 이상한 감사함을 느낀다. 깔끔하게 정리돼있던 책상이 어지럽혀지고, 방학은 한달 남았고, 시간은 간다. 2. 인도에 다녀와서 식탐이 늘었다, 이런 내가 재미있어서 내내 지켜보았다, 늘어난 식탐으로 살이 찌거나 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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