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론토 생활 백삼십삼일째 _ 2010년 3월 31일 수요일 토론토를 떠나는 항공권을 예매했다, 5월 20일 저녁 비행기. 오늘이 3월 마지막 날이니, 두달도 안남은 셈이다. 12주 예정이었던 수업도 내일이면 끝난다. 겨울도, 수업도, 끝나지 않을 것만 같이 길게 느껴졌는데. 꼽아보면 삼분의 이, 혹은 사분의 삼 정도를 보냈고, 네 조각 중 한 조각 정도가 아직 오롯이 남아있는 건데, 내 마음은 어느새 떠날 즈음의 날들에 가있다. 그래서 분주하고 아쉽고 무겁고 또 조바심이 조금씩 나는구나. 매일 조금씩 하기로 했던 것(운동, 영어공부, 논문작업) 꾸준히 하고, 봄이 완연해지는 토론토를 느끼고, 여기서의 인연들 잘 갈무리하면, 떠나는 바로 그 날도 다른 날들처럼, 일기 쓰면서 마무리할 수 있겠지. 이렇게 마..
토론토 생활 백일째 _ 2010년 2월 26일 금요일 눈이 많이 내린다. 서울은 벌써 봄이 온 것 같다,고들 하던데, 여긴 아직도 겨울, 이라고 창밖에 펑펑 내리시는 눈이 이야기하고 있는 것 같다. 오늘로 여기 온지 백일. 감개무량, 이랄까. 암튼 마냥 즐겁고 재미있지만은 않았던 시간들. 그래서 나는 여기 와서 한 순간도 머물러 있지 않고 늘 조금씩 걷고 뛰고, 때로 주저앉기도 했지만, 또 일어나 어딘가 '가고 있는' 것 같다. 재미있는 것은 여기서 경험하는 '지금-여기'에서의 온갖 생각들과 느낌들, 감정들이 결국은, 내가 오랫동안 머물렀고 존재했던 '거기'에서의 나를 돌이켜보고 설명하는 것으로 귀결되더라는 것. 여기서 뭔가 기쁘거나 괴롭거나 슬프거나 화가 날 때, 그런 감정들이 불러일으키는 것들은 결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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