_ 피곤해서 잠시 눈 붙이려고 누웠다가 이런 저런 생각들에 일어나 앉는다. 블로그를 열고 몇 자 써볼까, 간만에 뭔가 이야기하고 싶은 기분. _ 점심 때 ㅅㄴ을 만나 오니기리와 나가사키 짬뽕을 나눠먹었다. 초가을 쯤 만나고 첨인가, 조금 더 고즈넉해진 느낌의 ㅅㄴ. 한 시간 남짓, 별 이야기 나눈 것 없는데, 헤어지고 생각해보니, 조금 위로를 받았다. 몰랐는데, 나도 외로웠던 걸까. 공감하고 자극을 주고받는 대화. 진짜 오랫만이라 뇌와 심장이 조금 새롭게 작동하고 있는 것 같은. _ 보통, 이렇게 묻는다: 나(우리)는 그녀(들)를 대변/번역할 수 있는가? 혹은 그녀(들)은 목소리를 가질 수 있는가? 오늘 문득 이 질문이 얼마나 (여성학)연구자중심적인가, 하는 생각이 든다. 성노동자, 비정규직, 비혼모, ..
1. 같은 꿈을 반복해서 꾼다. 꿈에서 이게 꿈인지 알면서도 같은 행동과 생각, 같은 감정이 반복된다. 아직도 거기, 그 장면에서 못 벗어나는 거로구나. 어쩌면 아주 오래 그럴지도 모르지. 그래도 괜찮다, 한다. 어떤 감정이든 깨끗이 털고 앞으로 나아가야 하는 건 아니니깐. 2. 지난 주부터 소화가 잘 안됐는데도, 미련하게 계속 먹어댔다. 그러다 그제, 어제는 좀 많이 아파서 저녁에 일찍 퇴근, 아침에 늦잠을 좀 자고, 오늘은 오전-낮에 집에서 작업을 좀 했다. 죽 일인분을 사다가 아침, 점심, 저녁 세 번 나눠먹었더니 이제사 좀 속이 잠잠. 몸의 여러 부분 중에서도 위가 제일 약한 것 같다. 스트레스를 제일 먼저 알아채고, 가장 먼저 아픈 곳. 그러면서도 그걸 자주 아프도록 하는 나의 오래된 습관들. ..
토론토 생활 백이십사일째 _ 2010년 3월 22일 월요일 매달, 생리를 시작하기 이삼일 전 나타나는 몇 가지 증상이 있다. 자도 자도 졸립고, 배는 별로 안고픈데 단 음식이 땡기고, 몸에서 열이 나면서 좀 춥고, 세상만사 귀찮고, 우울해지는 거. 오늘 아침부터 딱 이 증상들이 나타나고 있다. 운동도 공부도 심지어 밥 먹는 것도 다 귀찮아서 말 그대로 '낑낑'대다가 어쨌든 집을 나서서 운동 하고 씻고 나니 기분도 몸도 한결 좋다. 서울에선, 매달 비슷한 시기에 인터넷 쇼핑을 하길래 따져보니 생리 전 며칠 사이더라. 이유없이 우울해지고 만성적인 피로감이 느껴질 때, 이게 생리전 증후군이라 생각하면 마음이 가벼워진다. 모든 감정과 느낌과 고통이 그러하듯이, 이렇게 한없이 바닥으로 가라앉는 상태도 곧 지나갈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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