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씨 좋은 주말, 학교 가는 길도 운동삼아 걸어보자 하다가 등산 모자와 운동화, 편한 바지와 후드 짚업 가디건을 갖추고ㅋ 산길 따라 등교했다. 비교적 경사가 없는 오솔길을 40분쯤 걸으니 연구실 근처 순환도로에 도착. 이 길은 삼년 전 쯤 찾아냈던 '환상의 등교길'인데, 그동안은 늘 마을버스 타고 혹은 큰 길 따라 걸어 등하교를 했었구나. 새삼 이렇게 좋은 길을 두고 보낸 시간이 조금 후회가 되는군. 날씨가 좀 덥긴 했지만 혼자 걷는 산길은 어느 공간보다 평화롭다. 오늘은 특히 새소리, 바람소리, 풀벌레 소리가 좋더라. 적당히 땀에 젖은 채로 학교 식당으로 직행, 이천오백원 짜리 점심과 아이스커피 한잔도 딱 좋았고.
낙성대에서 연주대 방향으로 1시간 15분을 꾸준히 걷고난 다음 쉬었다. 남들처럼 탁 트인 풍경을 마주하지 않고 골짜기 쪽으로 난 바위에 앉아 볕 받으면서 15분간 휴식. 가방 안에서 포도 몇 알 꺼내 먹고 물도 한 모금, 문자 메시지 한 통. 그리곤 왔던 길을 다시 걸어 1시간 15분 하산. 출발점에 다다르니 다리가 후들 거린다, 간만의 등산이었으니깐. 처음 20분은 숨이 가빠서 힘들었고 그 괴로움이 잦아들자 그 다음 20분은 무척 지루해서 혼났다. 그렇지만 그 나머지 시간은 마냥 좋아서 헤헤헤헤. 걷다가 바람이 잘 통하는 포인트에 이르면 모자를 벗고 팔을 벌려 바람샤워를 하고, 잎사귀 사이로 가을볕이 스며드는 숲길에서는 가만 서서 풀벌레 소리와 나무 사이 부는 바람을 느껴보았다. 모든 순간이 완전 좋았..
'무엇을 해도 불안한 마음'에 지쳐서, 훌쩍, 관악산에 다녀왔어요. 꼬마 김밥 5개, 포도 반송이, 감자 2개, 삶은 달걀 2개를 배낭에 넣고, 등산화도 안신고 운동화 차림으로 가볍게 떠났다가, 계획하지 않았던 연주대까지 가느라 고생 좀 했지요.ㅋ 오랫만에 산을 오르니, 최근 들어 유산소 운동을 안했던 몸이 막 괴롭다고 아우성을 치더군요. 숨도 차고 다리도 아프고 열도 막 나고요. 그런데 그 괴로움도 모른 척 계속 올라가니 잠잠해졌습니다. 그런데 이젠 마음이 막 불안해지는 거였어요. 날씨가 흐려지면서 사위는 어둑해지고 시간은 점점 늦은 오후로 가고 산을 내려가려면 정상까진 가야하는데 가는 길은 험하고(밧줄 잡고 바위들 사이를 막 기어올라가는 코스..ㅋ) 체력은 떨어지고... 불안과 두려움이 스멀스멀 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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