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전에 ㅇㅊ가 문득 이렇게 물었다. "너 이모 많지? 어떤 이모가 제일 좋아?" 왜 이런 질문을 하나 싶어 멍했는데... 알고보니 막 조카들이 생기기 시작한 ㅇㅊ가 어떻게 하면 좋은 이모가 될까 고민하던 중이었던 것이다. 난 이제서야 ㅇㅊ의 그 마음을 좀 알겠다. 좋은 고모가 되려면 어떻게 해야할까, 고민해볼 만큼, 이쁜 우리 조카, 다은이. 이제 팔개월이 됐다. 기어다니고 사람이랑 눈을 맞추고 웃고 먹고 자고 운다. 다은이 표정 하나에 방귀 소리 하나 똥 오줌 싸는 거에 온 식구가 눈귀를 모으고 같이 꺄르르 웃는다, 어디서 이런 존재가 왔을까 싶다. 혹 내가 꼰대 같은 고모가 되면 어쩌나 슬그머니 겁이 나긴 하지만, 이 녀석이 나중에 깻잎머리에 껌 쫌 씹어도 '나는 니가 이쁘다' 하고 말해줄 자신이 있..
토론토 생활 구십구일째 _ 2010년 2월 25일 목요일 오늘 새벽에, 한국 시각으론 어제 오후에 남동생의 딸이 태어났다. 전화기 너머로 들려오는 남동생의 목소리. 너무 기쁜데, 들뜨지는 않은, 묵직한 감동이 그의 목소리에 담겨있다. "누나, 너무 감동적이다. 아기는 다 작아, 얼굴도 손도..." 소식을 듣는 나도 참 기쁜데 들뜨지 않고 대답한다, "응, 잘 했네, 고맙다." 전화 끊고 다시 누웠는데 좀처럼 잠이 오지 않는다. 누군가 태어난다는 것, 지금 이순간에도 누군가 태어나고 있지만, 그게 어떤 의민지 잘 몰랐던 것 같다. 그 작은 존재가 우리에게 와서, 이제 많은 일들이 일어나겠지. 기쁨과 슬픔과 원망과 고통이 그 아이를 중심으로 수없이 많이 반복될 거야. 그래도 감사하다, 내 동생을 '아버지'로..
토론토 생활 구십육일째 _ 2010년 2월 22일 월요일 어제, 봄날처럼 따뜻하더니, 오늘은 낮부터 눈이 펑펑 온다. 점심 때 운동하고 창이 큰 거스타인(Gerstein) 도서관에 가서 책을 보는데 책상 옆 창이 마치 영화관의 큰 스크린 같다, 영화 속에선 줄곧 눈이 내리고. 논문 작업은 내가 만든 미로 속에 내가 갖힌 기분이 드는 국면. 좀 꼬이고 너무 복잡해져 버린 생각의 지도 속에서 종일 헤맸다. 한 숨 자고 내일 아침이 되면 길이 좀 보이려나. 길찾기 훈련삼아, 당분간은 좁은 지도 속을 맴돌아도 괜찮을 것도 같고. 남동생의 아가(딸)이 오늘 나오기로 한 날인데, 아직 안나오고 있단다. 나랑 반대로, 마음이 무지 무던한 올케는 나올 때 되면 나오겠지 하고 편한 듯. 내가 이렇게 떨리고 두근대는데 동..
- Total
- Today
- Yesterday
- 일다
- 교육사회학
- 교육대학교
- 토론토의 겨울
- 선련사
- Toronto
- 인도
- 감기
- 인터뷰
- 박완서
- 열등감
- 졸업
- 맥주
- 가을
- 토론토
- UofT
- OISE
- 아침
- 켄싱턴 마켓
- Kensington Market
- 여행
- 영어
- CWSE
- 일상
- 기억
- 일기
- 봄
- 봄비
- 논문
- 엄마
일 | 월 | 화 | 수 | 목 | 금 | 토 |
---|---|---|---|---|---|---|
1 | 2 | 3 | 4 | |||
5 | 6 | 7 | 8 | 9 | 10 | 11 |
12 | 13 | 14 | 15 | 16 | 17 | 18 |
19 | 20 | 21 | 22 | 23 | 24 | 25 |
26 | 27 | 28 | 29 | 30 | 3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