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론토 생활 백칠십일째 _ 2010년 5월 7일 금요일 오늘은, 나와 양의 OISE에서의 공식적인 일정이 마무리되는 날. 간만에 케빈,나,양 셋이서 펍으로 고고. carrot mob 뒷풀이 파티를 했던 이 바에서 처음 살구 맥주(apricot beer)를 먹었는데, 진짜 맛있다! 냠냠 맥주 한 잔 마시고 윙이랑 프라이, 치즈까지 안주도 제법 풍성하게 시키고... 펍에서의 금요일 저녁... 즐겼다.ㅎ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다가... 한국의 영어 교육에 대한 이야기가 나왔다. 한국의 한 대학에서 영어를 가르쳐본 경험이 있는 케빈 말로는, 실제 영어 교육 과정을 포함한 틀이 거의 없는 상태이기 때문에 영어 교육을 이루어지는 교실이야말로 사회적 정의와 비판적 논의를 다룰 수 있는 공간이란다. 그래서 자신은 영어 ..
토론토 생활 팔십일일째 _ 2010년 2월 7일 일요일 켄싱턴 마켓의 브런치 식당에서 발견한 빨간 목도리 아저씨. 여기선, 가끔 사십대 이상의 사람들에게서 깜짝 놀랄 감각을 엿보곤 한다.ㅎ 일요일 낮 햇살 안에, 하얀 머리와 빨간 목도리, 소라색 풀오버가 서로 참 잘 어울린다. 표정까지 살아있어서 도촬의 보람을 느끼게 해준 센스쟁이 아저씨. 다음주 몬트리올 여행을 이 식당에서 의논했다, 케빈이랑 양이랑. 케빈이랑은 의도치않게 토론토 절친 되겠다, 꽤 자주 만나고 어울리게 되네. 아침에 법회 갔다가 이렇게 점심을 길게 먹고 도서관에 갔더니 피로와 졸음이. 집에 돌아와 샤워하고 앉으니 좀 낫다. 머릿속은 논문 생각으로 뒤죽박죽이지만 마음은 가볍고 단순하다. 잘 안되면 될 때까지 하고, 하다 지치면 쉬었다 하..
토론토 생활 오십구일째 _ 2010년 1월 16일 토요일 다들 아바타 아바타 할 때, 관련 기사도 안보고 참았다. 나도 극장 가서 3D로 꼭 보리라, 하면서. 오늘 저녁에 양, 케빈, 나 이렇게 셋이서 드디어 보러 갔다, 아바타. 토론토 다운타운 근처의 꽤 럭셔리한 극장에서 일인당 15불씩이나 내고 보느라 처음엔 돈이 쪼금 아까웠는데, 세시간 동안 3D로 펼쳐지는 팬도라 별의 아름다움을 흠뻑 빠져있느라, 관람료 따윈 잊어버릴 정도였다. 제임스 카메론이 그린 외계는 사실 몇백년 전의 아메리카 대륙이었고, 나비족도 사실 아메리칸 인디언 '나바호'인 거라고 생각하니 그저 재미로만 볼 수 없는 영화더군. 그들이 이루고 사는 세상이 아름다운 만큼 그것을 파괴하는 폭력은 잔인하고 그 폭력 속 그들은 슬펐다. 영화를..
토론토 생활 오십일째 _ 2010년 1월 7일 목요일 _ 첫수업 생각만큼 안들리고, 기대보단 안쫄았다. 영어로 의사소통을 자유롭게 하는 학생들이 부러웠지만 괴로울 정도는 아니었다. 애커 선생님처럼 좋은 할머니 선생님이 되고 싶다. 65세 정도 쯤 됐을 때의 롤모델이 생겼다는 건 나에겐 정말 큰 행운. 과연 12주 간의 수업을 서바이브할 수 있을까 지금도 실은 의심스럽기만 하지만, 수업 마치고 애커 선생님에게 한 말 처럼, I will try this. _ 오십일 토론토 도착한 그 날, 캐나다에서 지낼 날짜를 꼽아보니 딱 220일이었다. 그 첫날, 여기서 지내는 220일 동안 매일 일기 쓰기, 영어 공부 하기, 아침 기도 하기, 운동하기를 다짐했다. 오늘로 딱 오십일이 지났다. 영어 공부와 운동은 빠지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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