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트 대화명을 때로 바꾸고 있다. 봄 씨리즈. 봄밤을 걷는다, 봄숨을 쉰다, 봄섬에 가고 싶다, 봄날은 간다... 꽃 피고 흩날리던 게 엊그제 같은데, 논문과 함께 봄이 다 가버린 것 같다. 오늘 내리는 비는 장마철의 후텁지근한 느낌이다, 봄비 같지가 않아. 지난 겨울, 서성이던 마음으로, 너무 까마득해서 봄은 영영 올 것 같지 않다는 느낌이 들었는데. 어느새, 이 봄이 다가고 다가올 날들은 어떤 빛깔일까 상상하고 있다. 아픔도 기쁨도 슬픔도 그리움도 봄날도 어느새 흘러간다, 흐르지 않는 것은 없다. 내 인생의 벚꽃은 캠퍼스 한 가운데 있는 작은 연못가에 만개한 꽃들이 막 지기 시작할 때의 바로 그 벚꽃. 그런데 올핸 그걸 제대로 못 즐겼다. 벚나무들이 예전만큼 무성하지도 않았고, 몇 번 들렀을 땐 아..
토론토 생활 백삼십육일째 _ 2010년 4월 4일 일요일 오늘 날씨도 '쨍'하다. 해지기 전에 여름 옷 쇼핑도 하고 선련사 오후 법회도 가려고 낮 지하철을 타고 가다가, 날씨도 좋은데 노천까페에서 커피 한잔 마실까, 싶어 St. Clair 역에서 후다닥 내렸다. 거기서부터 Summer Hill역까지 걸어내려와 커피 한 잔 마시고, 내친 김에 Bloor 역까지 타박타박 걷기. 바람이 좀 불기는 하지만 걷기에 너무 좋은 낮. 두 잔에 3불 조금 넘는 커피를 머그 잔에 받아 햇볕에 놔둔 테이블에 나와 마시면서, 아 좋다, 한다. 그러면서, 서울에선, 이렇게 날씨 좋은 주말에 뭘 했지? 궁금해진다. 돌이켜보면, 서울에서의 생활은, 물리적인 시간의 흐름과 별개로, 마음이 늘 바빴다. 날 좋은 날, 산책을 가거나 ..
토론토 생활 백십팔일째 _ 2010년 3월 16일 화요일 _ 화창한 아침, 메일함을 열어보니 반가운 편지들이 몇 통. 서울 있을 때, 평소 한가하다가도 약속이 생길라치면 막 몰려서 잡히는 것마냥 여기서 받아보는 반가운 소식들도 한꺼번에 몰려오는 것만 같다. (물론 그 소식들은 대부분 나의 씨스타들로부터 온 것들.ㅎ) 그 편지들이 반가운 것은, 행간에 그녀들의 삶의 순간들이 묻어있기 때문이다. 글자와 글자 사이, 문장과 문장 사이를 탐험하는 동안 나는 여기가 아니라 '거기' 그녀들의 곁에 간다. 여기와 거기,라는 공간상의 차이가 허물어지고, 순간이동이 일어나는 그 때, 이런 게 '소통', 혹은 '교류'가 아닐까. _ 봄날씨가 마음을 간질간질하게 만들길래, 점심 먹고는 나들이길 나섰다. sea라고 불리는 온..
토론토 생활 백십일째 _ 2010년 3월 8일 월요일 _ 날씨가 너무 좋다, 오늘. 맑고 푸른 하늘과 산들거리는 바람, 공기도 그렇게 차갑지 않아서 거리에 사람들 걸음걸이가 여유롭다. 도서관 큰 창 밖으로 거리를 걷는 사람들의 머리카락이 바람에 날리는 게 보인다. 봄이 그 머리카락들 사이로 스며들어오는 것 같다. _ 오전엔 여독때문인지 컨디션이 너무 안좋았다. 스트레칭을 하고 뜨거운 물에 샤워하고 나니 좀 가벼워진다. 오후가 돼서야 도서관에 도착하니 자리가 없다. 노트북 전원을 꽂을 수 있는 자리를 찾으려니 더 어렵다. 빙빙 돌다가, 흑인 남자 둘이 앉아있는 책상에 빈자리가 있길래, 게다가 거기에 전원을 꽂을 수 있길래 와서 앉으니 내 맞은편 남자의 얼굴에 놀라는 듯한 표정이 새겨진다. 십여분이 안돼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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