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 0501 메모: 누군가 버린 쓰레기를 보면 그 사람의 삶이 보인다는데, 연구실 쓰레기통에 온통 간식 포장지와 껍데기들. 요즘 내 삶, 무지 먹는 거, 로구나.ㅋ 1-2. (드디어) 체했다. 아무리 생각해도 체할 만 했다. 체하니깐 정신이 번쩍 난다. 위가 아프고 열이 나고 몸에 힘이 빠져서 푸욱 잤더니 좀 낫다. 몸이 아프니 먹는 것에 대한 욕심이 뚝, 끊어진다. 고통만한 가르침이 없구나, 슬픔만한 거름이 없듯이. 2. 0507 메모: 산길을 걸어 등교. 땀이 나는 워킹은 참말 오랫만. 간밤 비로 습기 머금은 숲에 어제의 피로와 오늘의 근심을 다 내려놓고 왔음. 늦잠 자고도 조금 피곤한 하루의 시작. 집중해서 다시 논문으로 고고씽- 3. 0508 메모: 내 인생에 지금 생각해도 어이없어서 웃음만..
1. 어린이날 낮에 듣는 Mondschein-Sonate. 언뜻, 안어울릴 것 같지만, 좋고나! 마음이 노골노골- 2. 지난 주말, 내가 좋아하는 ㄱㅎ 법우님이 문경에서 뜯은 쑥을 보내왔다. 그걸로 된장국을 끓여 봄 기운을 흠뻑 섭취했다. 쑥만 온 게 아니라 따신 마음까지 같이 와서 국을 후루룩 먹는 내 마음도 덮혀졌다. 갑작 방문한 ㅅㄴ언니는 분갈이까지 이쁘게 한 로즈마리 화분을 가지고 왔다. 아침마다 눈 뜨자마자 그 잎들에게로 가서 향기를 맡는다. 밤사이 사라지지 않고 남아있는 두통과 피로가 가시는 느낌. 3. 지금이 구술자들의 말과 이야기들을 가장 잘 '알고' 있을 때다. 왜냐면 가장 몰입해있으니까. 불행한 건, 이 순간을 느긋하게 즐길 시간적 여유가 없다는 것. 그래도 좋다. 이 여자들의 이야기들..
1. 임재범의 고해,를 듣고있다. 이 남자 왤케 거친 거야. 나 거친 남자 싫어하는데, 이 목소리는 좀 좋다. 달콤한 성시경 목소리만큼이나. 2. 아, 피곤해. 수업이 있는 날은 늘 이렇게 감기가 올 듯, 체할 듯, 몸살이 날 듯한 느낌으로 저녁 시간을 보낸다. 수업 시간의 90프로는 학생들끼리의 토론인데, 마치고 나서 내가 이렇게 완전 피곤해지는 건, (젊은 것들이 나의 기운을 앗아가기 때문일까ㅋ) 토론수업이 오히려, 선생의 왕집중을 요구하기 때문인 것 같다. 근데, 피곤하지만, 수업 있는 날이 좋다, 내 일상의 활력소가 되거등. 3. 저녁을 좀 일찍 먹어서 그런가. 고기 먹고싶다, 이 시간에. 지글지글 구운 소갈비 세 점. 양꼬치 딱 한 개. 닭다리 바베큐. 혹은 훈제 오리 다섯 점. 뭐 이런 것들이..
1. 혼자 학교 식당에서 먹고싶지 않은 날이 있다, 가끔. 오늘이 그런 날. 점심으로 김밥이랑 아침햇살, 비요뜨를 사다가 연구실서 먹었다. 비요뜨는 혼자 살 때, 하루에 한 개씩 꼭 사먹었는데, 요즘은 만들어먹는 요쿠르트에 입맛이 길들여졌는지, 맛이 예전같지 않았다. 김밥+아침햇살 셋트는 수영 처음 다닐 때, 아침 먹고 수영하고 매점으로 직행해서 먹었던, '참' 같은 거였다. 그 때 사진보면 얼굴이 오동통, 엉덩이가 동글, 가슴도 좀 컸던 거 같은데, 쩝. 2. 태극권 갔는데 사람이 거의 안왔다. 그래서인지 사범님이 꼼꼼하게 자세도 봐주시고 반복해서 가르쳐주시니 좋더라. 근데 내가 하는 동작을 사범님이 물끄러미 보고 있으면 부끄러워서 잘 못하겠다.(사범님은 딴 생각하며 서있는 것일텐데, 괜히 혼자 부끄러..
1. 도시락을 싸왔다. 냉동실에 있던 찰밥을 데운 것과 구워서 자른 김 몇 장과 김치, 짱아치 조금씩. 정오가 되자 뱃속이 꼬로록 거려, 창을 열어두고 도시락을 꺼내 밥을 먹는다. 공양게송을 읊고 한 숟갈씩 정직하게 꼭꼭 씹어 혼자 먹는 점심. 사람 많고 시끄러운 학교 식당 밥은 과식도 하고 빨리 먹게도 되는데, 조용히 앉아 도시락 까먹으니 천천히 양만큼만 먹게 돼서 좋다. 2. 논문 초고 작성이 일단락되면, 좋은 선생님에게서 배드민턴을 배우고 싶다. 처음엔 정말 어리버리하다가, 지금은 빛의 속도로 실력이 향상되고 있긴 하지만, 기본기부터 차근차근 배우면 더 재미있게 배드민턴을 칠 수 있을 것 같다. 필라테스 처음 시작했을 때, 운 좋게도 실력있는 선생님을 만나서 운동하는 재미와 기본기를 제대로 배울 수..
1. 마음이 요동친다. 잘될 땐 하이하이 올라갔다가 속도가 느려지거나 부족하게 느껴지면 곤두박질. 담대하게, 안되도 괜찮다, 부족해도 좋다, 하는 마음이 잘 안된다. 2. '세계의 자장가'라는 씨디를 찾아듣고 있다. 생각보다 좋다. 생각해보면, 자장가라는 건 얼마나 부드럽고 달콤한 노래인지. 졸리운 아가야 편히 자, 잠의 세계로 갈 때까지 내가 이렇게 옆에 있어줄께, 하는 거잖아. 엄마의 마음,이 담긴 노래. 그래선지 날섰던 마음이 보들보들해진다. 3. 스트레스 받을 때마다 먹었더니 체했다. 아이스크림도 커피도 조금씩 먹고, 갑자기 너무 먹고싶어져서, 햄버거도 먹었다. 모두 최근 육개월 간 먹지 않았던 음식들. 어제밤부터 두통이 심하고, 속이 거북해서, 오늘은 아침을 건너뛰고 점심은 간단히 먹었다. 그나..
이 여자는 누구냐, 콸라룸푸르 공항 화장실에서 셀카를 찍고 있는. 사진 속 저 '게스' 손목 시계는 뭄바이에 도착한 다음 날 아침 멈췄다. 이렇게 혼잡한 도시는 처음 본다며 짜증 폭탄을 늘 품고 있었던 그 곳에서의 한 열흘간, 시계도 없이 지금이 몇시쯤인가 몽롱했던 거 같다. 저 '디카'는 당시 직장을 다니고 있던, 내 주변에 몇 안되는 디카 소유주였던 ㅉ에게서 빌린 거고, 입고 있는 저 옷들은 인제 낡아서 못(안) 입는 것들이 되어버렸다. 저 헤어스타일을 하고서 인도 여행을 하고, 바로 학교에 돌아와 석사논문을 썼다. 그 몇달동안 미용실에 한 번도 안갔는데, 초고를 다 쓰고서야 머리카락을 싹 잘라버렸다. 이천사년 초, 뭄바이 가던 길. 시계와 디카와 옷과 헤어스타일에 얽힌 사연들은 기억나는데, 칠년 전..
1. 비내리는 월요일 아침. 샤워하고 나오는데 기력이 뚝, 떨어졌다. 등교길 핫쵸코 한 잔 사서 연구실 도착. 애잔하고 드라마틱한 차이콥스키 교향곡 5번 1악장 들으며 오늘 할일들 리스팅. 창밖엔 비내리고, 기분은 차분해지고, 당분 섭취했더니 떨어진 기력도 업. 2. 아직 논문 롸이팅을 본격적으로 시작한 것도 아닌데, 이러다 이번 학기도 심사 물먹을 가능성도 농후한데, 막상 심사료를 내고 나니, 은행문을 나서는데, Ph.D가 된다는 사실에, 약간 짓눌린 기분이 들었다. 왠지 인생이 너무 heavy해져 버릴 것 같아서, 겁이 난다. 전혀 예상치 못했던 감정이라, 당황. 3. 참 기다릴 줄 모른다. 나 자신도 지각 대장이면서 약속 시간에 누가 늦으면 불같이 화가 나곤 한다. 음식점에서도 주문 후 기다리는 시..
출처: stereomood.com 1. 오늘은 기념비적인 날이다. 앞으로 한 달 안에 초고를 완성해야한다니. 실은 이 사실을 화들짝 깨달은 어제부터 심한 짜증과 두려움과 초조함, 논문 거부증이 동반되고 있다. 수요일 오후~목요일 종일, 갑자기 몸에 열이 팔팔 나서 좀 쉬었다. 그러고 나니 초조함이 더 커졌달까. 좀 징징댔더니, 눈물나게도, 응원과 격려가 답지하고 있다. 그런데도 심리적인 위축감은 좀처럼 나아지지 않는다. 아, 이래서 사람들이 논문 쓰고 나서 흰머리가 백개 넘게 나고, 기력이 쇠하는구나. 2. 날씨 작렬 좋은 토요일. 오전에 인터뷰를 하고, 오후에 어디 잠시 갔다가, 학교 들어오는데, 심한 짜증으로 지하철에서 울 뻔 했다. 다행히 피로감 덕분에 자리를 찾아 앉자마자 꾸벅꾸벅 졸았고, 깨고 ..
1. 왠일로 늦게까지 깨어있다, 오늘밤. 간만에 야밤 치킨을 먹었더니 배불러서 잠을 잘 못자겠다. 내일 별 일 없으면, 이런 날 영화 한 편 보고 자면 좋은데. 오전에 태극권, 오후엔 논문 스터디 발표, 저녁엔 종교활동. 내일, 완전 분주한 하룬데, 아직 깨어있다니. 발표문 덜 썼는데, 졸리고 배 부르고 두뇌활동은 둔해졌다(고 변명하며 논다). 2. 이제까지 논문 작업 해놓은 걸 다시 보고 있다. 흩어져있는 자료들, 그것들만큼이나 흩어져있는 내 문제의식들. 공들여 선행연구와 방법론을 리뷰하고 꼼꼼하게 정리해둔 흔적들을 보면서, 이걸 다 내가 해둔 건가 새삼스럽기도 하다. 지금까지는 마음 내키는대로 그러나 제법 열심히 이것저것 건드려왔다면 이젠 그것들을 한 곳에 모아서 범주화하고 집필의 틀 속으로 집어넣야..
- Total
- Today
- Yesterday
- 인터뷰
- 가을
- 박완서
- 교육사회학
- 여행
- 엄마
- 기억
- 토론토의 겨울
- 선련사
- UofT
- Toronto
- CWSE
- Kensington Market
- 아침
- 켄싱턴 마켓
- 일기
- 봄
- 감기
- 영어
- 일상
- 교육대학교
- OISE
- 논문
- 인도
- 일다
- 봄비
- 맥주
- 열등감
- 졸업
- 토론토
일 | 월 | 화 | 수 | 목 | 금 | 토 |
---|---|---|---|---|---|---|
1 | 2 | 3 | 4 | |||
5 | 6 | 7 | 8 | 9 | 10 | 11 |
12 | 13 | 14 | 15 | 16 | 17 | 18 |
19 | 20 | 21 | 22 | 23 | 24 | 25 |
26 | 27 | 28 | 29 | 30 | 3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