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도 안되게 빡빡한 일정들이 폭풍처럼 지나가고 집에 가서 쉬어야할 것 같다고 생각하면서도 쇼핑몰에 왔다. 사야할 물건들을 가장 효율적인 동선으로 후다닥 구입했다. 근데 집에 가는 게 괜히 망설여져서 쇼핑몰 안 까페에서 미숫가루 한 잔 시켜 마시고 있는데 갑자기 졸음이 몰려온다. 입장과 관점이 다른 동료를 어떻게 대해야할지 모르겠다거나 얼마나 비싼 물건은 마음 편히 사도 되는지 헷갈린다거나 사이사이 주어진 시간들을 어떻게 보내야하는지 알 수 없다거나 하는, 아직도 이런 것들을 모르고 있구나 싶어 스스로 한심하지만 여전히 답을 찾기 어려운 질문들에 관해 조곤조곤 이야기 나누고 싶다. 더 정확하게는 이런 걸 모르는 나를 판단하거나 타박하지 않고, 이런 사소한 건 별 문제 아니라는 식으로 대하지 않는 누군가와 ..
쎄게 아프다. 심하게 체해서 며칠 째 골골. 죽 먹고 약 먹고 자고 일어나는 걸 반복하며 속상하고 우울한 날들.
분명 제주현대미술관을 검색해서 갔는데 네비게이션이 목적지로 알려준 곳은 김창열미술관 주차장이었다. 제주현대미술관까지는 400미터 거리. 왜 여기로 나를 안내했지 싶었지만 날도 좋고 시간에 쫓기는 것도 아니어서 그냥 천천히 걸었다. 낮은 돌담들과 나무들 꽃들이 볕과 바람 속에 가장 예쁜 모습으로 놓여있던 길. 그 길 걸으며 참 좋았다. 네비게이션이 나를 위해 걷는 시간을 준 것처럼. 언제나 목적지까지 가장 효율적이고 빠른 길로만 갈 필요는 없지. 둘러갈 때도 있고 헛짓 하며 엉뚱한 곳을 들러 갈 수밖에 없는 순간들도 있지만 그것도 그 나름으로 참 좋을 수 있다는 걸, 그 길을 걸으며 새삼 깨달았다. 그러고보니 이번 여행 자체가 그랬네. 항공권을 뒤늦게 예매하는 바람에 처음부터 허둥지둥이었지만 충만한 시간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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