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 중요한 면접이 있어서 준비를 해야하는데, 영결식과 운구차 이동을 중계해주는 티비 뉴스 앞에 딱 붙잡혀 있다. 방금, 이희호 여사가 시민들에게 인사말씀을 한다. 남편의 유지를 언급하며 인삿말을 마무리하는 그녀의 얼굴을 보면서 이런 생각을 떠올린다. 죽음은, 삶의 끝이 아니라, 삶의 중간중간에 놓인 수많은 마무리 중 하나이구나. 죽어서 삶이 끝나는 것이 아니라, 죽음으로 그 삶이 다시 보여지는구나. 죽음은 그 삶을 비춰주는 거울이구나. 나는 김대중 전 대통령을 '선생님'이라고 부르는 사람들이 있어서 좋다. 그리고 죽음을 앞둔 노인 김대중 선생님이 이런 일기를 남겨서 참 좋다. "인생은 생각할수록 아름답고 역사는 앞으로 발전한다." 죽음 이후 남겨진 이 문장이 삶과 죽음을 모두 아름답게 만들어주어서, 참..
오늘, ㅅㄹ이 떠났다, 영국으로. 서울 생활도 운동도 지겨워진 어떤 시점부터, 용감하게도 혼자 여기저기 다니며 농삿일을 배우더니, 못생겼지만 무농약의 수확물을 소포로 부치곤 하던 그녀가 영국의 친환경 마을에 가서 식물 기르는 걸 배워온단다, 아니 안올지도 모른단다. 아침에 전화를 했는데, 공항의 분주한 소음 속에서 그녀의 목소리가 평소답지 않게 물에 젖었다. 그렇게 멀리 오래 떠나는 건 처음이라 혼자 계신 어머니와 이별하는 일이 못내 무거운가 보다. 그러면서도 "건강하게 잘지내, 잘 다녀올께" 하는 목소리가 단단해서 좋다. 그런데 뭐지, 이 허전함은. 최근엔 몇 달에 한 번 만날까 말까 할 정도로 소원했는데, 그런데도 막상 그녀가 서울에 한국에 없다는 게 참 허전하다. 언제나 길을 떠나는 건 '언니'들이..
이성커플에 기반한 ‘양성평등’의 한계 佛 남녀동수운동 파헤친 여성주의 저널 일다 황보신 2002년 6월 하원선거가 치러지던 때 난 프랑스에 머물고 있었다. 당시 좌파는 40%, 우파는 20% 정도의 여성후보자를 내세울 것이며, 여성후보자가 50%에 미치지 못하는 정당은 정부보조금을 삭감당하게 될 거라는 기사를 접했을 때, 난 솔직히 여성 입후보자가 많아 좀 놀랐다. 프랑스 언론은 거대 정당들이 보조금을 포기하면서까지 남녀동수 후보를 내지 않은 것에 대해 비판의 잣대를 들이댔지만 말이다. 비록 선출된 여성대표가 아니라 출마한 여성후보자와 관련된 법일 뿐이지만, ‘남녀동수법’(Parité), 더 분명히 말하자면 ‘남녀동수공천법’을 통과시킨 프랑스에 대해 감탄하지 않을 수 없었다. 남녀동수 운동, 국가주권 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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