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어제 저녁 양꼬치 집에서 ㅈㅅ언니와 나눈 대화는 너무 오랫만이었고 그래서 자극이 됐다. 대학 때 학생운동을 했고 대학원에서 석사 논문을 쓰다가 IT 회사에 취직해서 9년이나 근무, 급 퇴사 후 복학한 언니는 이제 더이상 시장이나 회사가 아니라 공공 영역에서 일해보고 싶다고 했다. 나만을 위해, 내 가족만을 위해서가 아니라 뭔가 남들에게 도움이 되는 삶을 살고 싶다는 이야기. 이런 건 대학교 4학년 가을 즈음 진로 고민하다가 하는 이야기 아닌가. 이걸 서른일곱살 가을에 하다니, 그것도 저렇게 두루뭉수르하게. 그런데도 자극이 됐다. 그것은 오랫동안 내 마음 속에 담아두고 꺼내보기 힘들어했던 것이기도 하고, 거꾸로, 요즘들어 내내 고민 중인 '잘 쓰이는 일' 혹은 '유기적 지식인'에 관한 이야기였기 때문이..
"이 식민지 현실에 발딛고 선 여성을 잘 그리지 못했다 하더라도 난 경원씨가 씩씩한 여자라서 좋았다. 하늘을 날으는 당찬 꿈을 그 때 그 시절 품고 있었다는 건, 얼마나 대단하고 매력적인 일인가." - 2006년 3월 20일 내 블로그에서 나는 의 '나난'보다도 의 '경원'이 더 좋았다. 돌아보니 그렇다. 이 영화의 한 장면 한 장면에서 장진영은 빛이 났다. 그가 그리워질 때, 문득 을 다시 보게 될 것 같다. 말하자면 이 영화 속의 장진영,이 바로 내가 기억하고 싶은 그의 모습이다. 사랑하는 사람의 죽음 후에, 살아남은 자들이 해야할 몫은 애도와 기원을 넘어 그의 삶과 존재에 대한 아름다운 기억과 찬사이다. 그것이야말로 죽음을 그저 상실로, 부재로 환원시키지 않은 유일한 방법이다. 그래서, 한 문장 한..
아이들은 취약하다. 돌보지 않는 아이들, 버려진 아이들의 현실은 그래서 비참하다. 클로즈업으로 일관되는 종반 직전까지의 앵글이 불편했다. 그 취약하고 비참한 존재들의 현실을 낱낱이 보여주는 것 같아서. 아이들의 눈, 입, 코를 쓸어내곤 하는 손 버릇. 불안하고 배 고프고 보살핌도 결핍된 아이들은 쉽게 울지도 못한다. 그래서 벌을 서던 진이가 엉엉 울 때, 오히려 마음이 시원해진다. 사실 나는 불꺼진 방안에서 쉽게 잠들지 못하는 진이의 얼굴을 클로즈업한 몇 장면에서 그 나이 또래의 내가 오버랩 되었다. 예전 같았으면 그 장면에서 흐드득 눈물을 떨어트렸을 텐데, 왠일인지 안그랬다, 그저 한숨만 쉬었을 뿐. 그렇게 아이들을 맡겨두고 어딘가에서 또다른 불안과 죄책감을 짐지고 있었을 그 아이들의 엄마가 함께 떠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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