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전에 무슨 특강에선가, 철학 전공하시는 선생님 한 분이 그러셨다 : 무슨 일이 있어도 공부를 '거르지 말라'고. 공부도 습관 같은 거라서 일주일을 안 하면 리듬을 회복하는 데에 딱 일주일이 걸린다며. 이 일주일 학설을 완전 믿는 건 아니지만, 수긍할 만하다. 좀 놀다가 간만에 공부하러 학교 왔더니 몇 가지 증후들이 나타난다. 1. 가방이 너무 무겁다: 늘 들고다니던 건데도 간만에 들면 새삼 무겁다. 놀러다녔던 주말 내내 손가방만 달랑 들고 다녔으니깐. 2. 집중이 안된다: 십분 공부하다가 인터넷 삼매경 삼십분 후딱... 3. 졸린다: 놀 때는 낮잠 생각도 안나는데 도서관에 앉아있으면 한 두 차례 잠의 파도가 몰아친다. 4. 눈이 아프다, 어깨가 결린다...등등 ... 게다가 한 시간 전쯤 옆 자리에 온..
해보고 싶은 것들 1. ontario 호수 근처 beach와 toronto island 소풍. 2. ROM(royal museum of ontario) 방문: 화요일 오후엔 학생 공짜. 3. toronto 지역 ochestra concert. 4. UT Robart library 여성학 코너 샅샅이 뒤지기 5. Kensington market 노천까페에서 coffee+cigarette. 6. st. Lawrance market 싱싱한 야채와 햄, 치즈 새벽 장보기. 7. yonge street riding tracking: St.Clair->College, Lawrence->York Mill clear! 8. st. Claire 근처 공동묘지 공원 소풍. 날씨가 좋아지니깐 마음이 근질거린다. 벌써부터 반..
지금보다, 조금만 더 멋지게 살고 싶어질 때가 있다. 남들이 보기에 멋진 삶이 아니라, 나 자신에게 좋은 순간들을 더 많이 주고 싶다. 매일의 아침기도 규칙적인 운동 차분하게 읽는 것 열정적으로 쓰는 것 삶과 사람 그리고 나를 만나게 해주는 여행 사랑하는 가족들과의 따뜻한 시간 친구들과 주고받는 말과 글, 작은 선물 내 몸이 편안해지도록 멋스럽게 입는 것 좋은 음악과 미술 작품들을 만나는 것 쓸모있고 예쁜 것들을 직접 만들어 보는 것 낯선 것에 도전하고 배우고 익숙해지는 과정 새로운 사람을 만나고 친해지면서 나누는 시공간 뭔가 함께 하는 일을 모의하고 도모하는 순간 나 자신이 조금 더 자랐다는 걸 느끼는 순간 오래된 내 물건들을 계속해서 사용하는 것 소중한 기억과 추억을 간직하는 것 ... 삶에서 이런 ..
매일 일기를 쓰다보니 블로그에 일기 외에 다른 글을 잘 안올리게 된다. 일기는 보통 저녁 때 쓰거나 제목만 써놓고 미뤄뒀다가 나중에 쓰곤 하는데 그래서인지 그 때 느낀 그 감정과 생각보다는 좀 정리된 편인 것 같다. 여기 와서 저녁을 조금 많이 먹게 된다, 특히 외식을 하면. 음식 양이 좀 많이 나오는 편인데 보통 저녁 땐 시장한 경우가 많고 비싸니깐 아깝다하는 생각에 거의 다 먹기도 한다. 어제도 조금 많이 먹었나, 밤에 조금 뒤척였다, 그러면서 꿈도 여러편 꾸고. 가끔 그런 밤이 있다, 얼른 아침이 됐으면 좋겠는데, 아직이네, 하는. (반대로 그런 낮도 있지. 얼른 밤이 돼서 쉬었으면 좋겠다, 싶은) 간밤도 그런 밤이었는데, 뒤척이다 눈을 뜨니 아직 일곱시 전인데 환해온다. 해가 길어졌구나, 아직 추..
내가 베고 자던 베개와 내 책들이 꽂힌 책장이 있다는 거. 그리고, 집에서 맥주 마시다가도, 아, 맛있는 안주가 먹고싶다, 하면 십오분 내에 도착할 수 있는 다양한 메뉴의 술집들이 밤에도 새벽에도 있다는 거! 저녁 9시부터 지금까지... 캐나다 맥주 한 캔+호가든 작은 거 한 병 반 마신... 나 지금 먹고 싶은 거... 대구 지리, 복 지리... 제법 큰 생선을 미나리 넣고 끓인 맑은 국물. 그거 한 숟가락만 먹을 수 있다면, 내 영혼이라도 그저 줄 수 있을 것 같아...ㅋ 이참에 먹고 싶는 거 몇 가지만 써보자면, 1. 순대국: 그 진하고 걸죽한 국물에 풋고추 쌈장에 찍어 아작. 2. 복지리: 술을 아무리 심하게 먹어도 복지리 한 그릇만 먹으면 재생 가능. 3. 마켓오 순수감자 프로마즈: 한국과자 거..
이럴 때가 있다, 공부가 드럽게 안될 때. 단 십분 동안의 집중도 안될 때. 그럴 때, 인터넷을 돌아다니기도 하고, 가방 싸서 휙 도서관을 나가버리기도 하고, 극장에 가 앉아있거나 오래된 공원에 가거나 친구를 불러내기도 했던 것 같다. 일찍 귀가해 티비 앞에 붙어있기도 하고 낮술을 마시러 학교 앞 술집에 가기도 하고. 최근의 깨달음으로는, 이런 경우에도, 스스로 정한 시간만큼은 앉아있는 게 낫더라. 단 십분 어치의 성과밖에는 못 얻어도, 그냥 하기로 한 만큼은 앉아있기. 그러다보면 들썩이던 엉덩이도 숨이 죽어 잠잠해지고, 절대 안될 것 같은 집중도 조금씩 된다. 무엇보다 몸이, 가만히 앉아서 읽고 쓰고 생각하는 리듬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게 된다. 그래서 물리적으로나마, 나를 여기 책상 앞에 가만히 둔다,..
저 달이 걸어오는 밤이 있다 달은 아스피린 같다 꿀꺽 삼키면 속이 다 환해질 것 같다 내 속이 전구알이 달린 크리스마스 무렵의 전나무 같이 환해지고 그 전나무 밑에는 암소 한 마리 나는 암소를 끌고 해변으로 간다 그 해변에 전구를 단 전나무처럼 앉아 다시 달을 보면 오 오, 달은 내 속에 든 통증을 다 삼키고 저 혼자 붉어져 있는데. 통증도 없이 살 수는 없잖아, 다시 그 달을 꿀꺽 삼키면 암소는 달과 함께 내 속으로 들어간다 온 세상을 다 먹일 젖을 생산할 것처럼 통증이 오고 통증은 빛 같다 그 빛은 아스피린 가루 같다 이렇게 기쁜 적이 없었다 - 허수경, -------------------------------------------- ㅇㄴ네 블로그 갔더니 허수경의 시가 있어서, 그 시가 내 마음에 짠..
나는 스스로 에너지가 많은 사람이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꽤 오래 공부를 해서인지, 아니면 원래 그런 기질인 건지, 요즘은 다른 사람들을 보면서, 새삼 내가 에너지 양 자체가 많지 않은 사람이라는 걸 느낀다. 토론토에 함께 온 양은, 그를 알고 지낸지 8년 여만에 처음 알게된 건데, 에너지가 참 많다. 주말이나 휴일엔 집에서 쉬는 것보다 밖에 나가서 걷고 돌아다니는 걸 좋아하고, 무가지, 유가지 할 것 없이 끊임없이 영어로 된 신문을 읽고 광고판이나 티비 프로도 그냥 지나치는 법이 없다. 토론토 시내 지도도 열심히 봐서 뭐가 어디 있고 어떻게 가보면 되는지 머리 속에 저장해두고, 여기 저기서 열리는 행사들도 미리미리 알아봐서 스크랩한다. 서울에 있을 땐 이 사람 저 사람 이 모임 저 모임 만나는 사람도 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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