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 다녀왔다, 이 주간 한번도 안 아팠고, 백번쯤 환하게 웃었던 것 같다, 좋은 친구들도 사귀었고, 먹는 건 뭐든 꿀맛이었고, 밤이 되면 피곤에 쩔어 곯아떨어질 수 있는 날들이었다, 좋았다. 그래도, 내내 나를 괴롭히던 건, 끔찍하게도, 엄마의 부재였다, 그 먼 곳에서 문득문득 떠오르던 그 현실 감각은, 나를 갑자기 우울의 나락으로 떨어뜨리기도 했고, 까닭없이 눈물이 쏟아져나오게도 했다. 아프긴해도 받아들여야 하는 현실이라면, 좋은 연습을 했다 쳐본다. 여행을 다녀오면서, 내 마음 속에 한 가지 그림이 생겼는데, 한 오년 뒤, 조금 자란 딸을 데리고 그곳으로 다시 가는 그런. 힌디를 배우고 불가촉천민 여자들과 함께 살아가는, 아줌마가 된 나. 학위 논문 쯤은 먼지 가득 쌓인 책장 어디쯤 꽂아두고, 온통 ..
감기가 점점 심해지고 있었음에도, 저녁 약속에 나갔다, 이번 학기 수강생들과의 수업 뒷풀이. 나 때문에 이리저리 날을 피해 잡은 약속이라 와병 중이라고 안나가는 건 너무 미안한 일이 될 것 같아서. 그리고 무엇보다 학생들이 보고싶었다, 이번 학기 학생들에겐 이상하게 애착이 간다. 오늘은 왠일인지 술이 홀짝홀짝 잘도 넘어가고 안주도 맛났다. 대화의 주제가 여기저기로 넘어가면서... 수다를 한참 떨었더니 자정이 넘은 시각이 되었다. 술값을 치르고 지하 술집에서 거리로 나오니 온통 눈에 덮힌 거리, 가로등에 반짝이는 함박눈이 막 날린다. 히히, 눈오니 좋다, 했더니, 선생님 아직 어리시군요!...하는 학생들. 눈 한번 흘겨주고, 안녕~ 했다. 집으로 오는 택시 안에서 눈 위를 구르는 자동차 바퀴의 조심스러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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