팔월
유난히 길었던 한 달. 아마 그 시간동안 내가 나를 많이 들여다봐서일 거라고 생각해본다. 엄청 울었고/울고 있고, 어느 때보다 혼자 많이 생각하고 말했던 것 같다. 여행도 다녔고 방학 중이었지만 일도 무진장 했네. 시간의 주름 사이사이로 많은 것들이 쌓이고 지나간 팔월이 끝나고 새로 맞은 구월. 뭔가 새 기운이 휘릭 생겨날 줄 알았는데 오늘 개강 첫주를 잘 마무리하고 집에 오니 아이는 열이 나고 나도 몸이 가라앉네. 역시 인생은 내가 생각하지 못한 방향과 줄기를 타고 흘러가는 것. 흐흐.
그물에걸리지않는/황홀한일상
2022. 9. 1. 23:21
밤 숲
20분쯤 요가를 하고 나니 몸이 더워져, 잠깐 나가서 좀 걸었다. 다른 사람들이 잠들었을지도 모르니 최대한 소리 내지 않고 조용히. 숙소 불빛과 가로등이 있지만 밤의 숲은 어둡다. 서너 종류가 넘는 풀벌레 소리가 들리고 물이 흘러가는 소리도 제법 크다. 바람이 살랑이는 게 기분 좋아서 입고 나갔던 얇은 점퍼를 벗었다. 몸으로 밤 숲의 기운이 스며드는 것 같은. 가만히 눈 감고 숲 소리를 듣고, 고개를 들어 밤 하늘을 본다. 멀리 빛나는 별들. 나무 사이로 보이는, 분간하기 어려운 어두운 형체들. 조금 무섭기도, 조금 편안하기도. 그리고 밤 숲이 나를 안아주는 것 같은 느낌. 점심 먹고 들렀던 산골짜기 까페에서 만났던 여성 노인이 나에게 문득 물었던 그 문장이 생각난다. "여기까지 뭐하러 오셨어요?" 이 ..
그물에걸리지않는/보잘것없는여행
2022. 8. 26. 23: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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