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아이 학교 개학날. 이번 여름방학을 돌아보니 내겐 참 힘든 계절이었다. 많이 우울했고 더위 때문에 몸이 많이 힘들었고 많이많이 울었던. 그 와중에도 계절수업을 해내고 매일매일 아이 끼니를 열심히 챙겨먹였다. 찬이래 봤자 콩나물 무침이나 미역국, 호박전이나 카레라이스, 김칫국과 쇠고기국, 계란찜과 오이냉채 같은... 흔하고 보잘 것 없는 것들이었지만 언제나 정성 들여 만들어 먹이려 애썼다. 반찬을 만들고 상을 차리면서 머리로 하는 일에서 해방된 순간을 즐기기도 했고 손끝으로 완성되어 다시 몸으로 들어가는 음식 하고 먹기 과정을 처음으로 신기하다 느끼기도 했던 것 같다. 담주면 나도 새학기를 시작하고 가을 내내 수업과 연구, 다른 과업들로 정신없을 것 같지만. 정성 다해 반찬 만들어 먹이고 소박한 밥..
나 혼자 강의 준비해서 교실에 들어가 학생들을 만나고 수업을 하는 것 같지만 내가 수업 하나를 하기까지 수많은 존재의 도움과 돌봄을 받는다. 그간 이론을 축적하고 논문과 책을 발간해온 선후배 동학들의 수고는 말할 것도 없고 강의실을 배정하고 수업할 수 있도록 해준 교무처 직원들과 시기마다 교수자가 해야할 일을 일러주는 조교 선생님들까지. 무엇보다 큰 도움과 돌봄의 주체는 사실 학생들이기도 하다. 그들은 그저 수업을 들으러 오는 존재가 아니라 서로가 살피고 도우며 강의를 하는 나를 돌봐주기도 한다. 일체중생과 천지만물의 은혜 속에서 살아간다는 원리는 수업에서도 마찬가지. 누군가의 돌봄노동 없이는 한 순간도 지내기 어렵다는 돌봄이론이 수업을 준비하고 굴려가는 일에도 찰떡처럼 적용되는 것. 그러니 언제나 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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