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이렇게 파란 물 위에 떠있었다는 것, 이 비현실적인 광경 앞에 서있었다는 것, 다 꿈 같다. 지금 여긴? 봄이 오고 있는 2011년 서울에서의 오늘,도 지나고 나면 다 꿈 같을까. 내겐 좀 큰 라이프 쟈켓을 입고서 노를 젓는다 @ 2010년 6월 레이크 루이지 웃는 것 같지만 실은 배가 뒤집힐까봐 벌벌벌벌ㅋ @ 2010년 6월 레이크 루이지 바람이 너무 많이 불어서 추웠지만, 하늘은 쨍 @ 2010년 6월 얼음 대평원 춥고 맑은, 거대한 얼음 산에서 웃는다, @ 2010년 6월 얼음 대평원
20110220 @ 대구->서울, 길 위에서 몇년 전, 네이버에서 처음 만났고, 지금은 페북에서 만나고있는, 언젠간 오프라인에서도 만날 것 같은 ㅇㄲ님이, 이런 저녁 하늘빛을 '오렌지'라고 부른다. 노을 빛을 좋아하긴 하지만, 이걸 오렌지라 부르니, 이 시간의 햇볕을 느끼면 기분이 새삼스레 좋다. 입안 가득한 달콤새콤 오렌지 과즙이 따뜻하게 떠오르고, 그리고 ㅇㄲ님 생각이 난다. 생각의 자동연쇄고리. 나를 아는 누군가, 어디선가 무언가를 느끼면 나를 이렇게 떠올리기도 하겠지. 그렇게 우리는 모두 기억과 기억으로 연결되어있는 걸까.
그 여행의 마지막 날 밤, 간만에 뜨거운 물로 천천히 샤워를 하고 와인을 마시고 푹 잤다. 그 때 마신 와인 맛은 기억이 잘 안나는데, 그 피로감, 아쉬움, 그러면서도 느껴졌던 충만감 같은 것은 선명하게 떠오른다. 다음날 아침, 부은 눈으로 일어나 분주하게 짐을 다시 싸고, 미련 때문에 긴여행 내내 들고 다니던 낡은 플랫슈즈를 버렸다, 기념 사진 한 장 찍고서. 그래서 Banff는 언젠가 다시 돌아가 새 신 한켤레 사야할 내 마음의 도시가 되었다. Jasper 공항으로 돌아가는 길, 날이 너무 짱짱하게 맑아서 괜히 심술이 났던 것 같기도. 언제 여기 다시 올 수 있을까. 모든 순간은 돌이킬 수 없이 지나가버릴 뿐인데, 이런 생각들을 하면서 길고 넓은 길을 막막 달렸다. 꿈 같았던, 숲속에서의 시간들이 이..
슬슬, 떠나고 싶어진다. 어제는 태국, 오늘은 인도 뭐 이런식. 심지어 개고생 생고생 다했던 토론토에서의 날들도 괜히 그리워진다. 작년 삼월 사진을 들춰보니 아, 거기서도 이곳에서의 삶과 별반 다르지 않았구나 싶다. 학교 짐에 운동하러 가는 길 봄볕에 감탄하고, 교정 화단에 얼굴 내민 새싹들에 감동하고, 지겨워도 도서관에 앉아 공부하고, 때로 도시의 먼 곳에 나가서 마음에 바람을 넣기도 하고. 멀리 떠나도 여기 그냥 머물러도. 봄이 천천히 와도 성큼 다가와도. 어찌해도 괜찮아,
02042011 @ 대구, 앞산 케이블카에서 내려다 본. 1. 요즘, 할 말이 많다. 수첩에도 블로그에도 다이어리에도 메모지에도 자꾸 뭔가를 쓰고 남긴다. 내 안에 이야기할 뭔가가 많아서만은 아니다. 아마, 그것들이 언어로 풀어낼 정도로 정리되고 숙성되었다는 의미일 거다. 하이퍼 상태 땐 오히려 언어화되지 않는다. 속에서 긍긍긍긍 그렇게 끓고만 있을 뿐. 들뜨지도 않고 가라앉지도 않은, 조곤조곤 이야기 꺼리가 많은 요즘의 이 상태, 딱 좋다. 2. 체스를 배웠다. 그리고 첫 판에서 이겼다. 꺄울~! 대각선으로 움직일 수 있는 말이 있다는 점에서, 장기보다 더 다이내믹하다. 국민학교 사학년 땐가, 처음 장기를 배웠을 무렵, 자려고 누우면 천정에 장기판이 보이곤 했다. 이번엔 그 정돈 아니지만, 재밌다! 예..
2008년 봄, 바래봉. 몇년 전이었을까. 엄마랑 아빠랑 나랑 셋이서 산에 간 적이 있다. 집에서 딩굴대다가 우리 이러지 말고 산에 놀러갈까, 해서 나섰던 등산길. 봄이 한창이었는데, 엄마 아빠는 나무와 화초 이름을 잘 아실 뿐만 아니라, 먹을 것과 먹지 말아야할 것, 잘 자라는 것들과 그렇지 않은 것을 정연하게 구분할 줄 아셨다. 그 때 느꼈다, 내가 진짜 무식하구나. 식물 도감을 펼치지 않고서는 내게 구별되지 않는 나무와 나물과 화초들의 세계. 그러고는, 부모님이랑 또 한 번 산에 갔으면 좋겠다, 하고 마음에만 품고 있었다. 그리고 세월이 후루룩 흘러버렸다. 재작년 봄, 뭔가 규칙적인 일상이 필요하다고 생각하던 중, 전공 사람들에게 '매일 산행 프로젝트'를 제안했다. 학교 뒷산은 잠시만 걸어들어가도 ..
돌아온지 두달 좀 넘었을 뿐인데, 그 곳에서 보냈던 가을, 겨울, 그리고 봄이 까마득하게 멀다. 너무 추워서 몇 겹의 옷을 입고도 오들오들 떨기 십상이었던 겨울 날씨도 기억이 가물가물할 정도. 그러니 여행 사진을 꺼내 볼 때마다 새삼스럽다. 아, 그 때 이런 곳을 다녔구나, 그 때 기분은 그랬었지, 날씨는 또 어떻고... 기억 속 깊은 저장고에서 온갖 감각들을 되살려내는 과정. 2월 중순, 한창 추울 때 나섰던 몬트리올. 퀘벡까지 가볼 껄, 차비도 그렇고 숙박비도 그렇고... 하면서 여기서 이틀을 묵는 걸로 만족했다. 사진 속의 거리는 구 몬트리올이다, 프랑스인들과 영국인들이 처음으로 정착했던 곳. 유럽식 건물과 거리들이 관광 포인트라고들 하던데, 한 마디로 꼬질꼬질하다. 흐린 겨울 날씨라 더 그랬는지도..
1. 연구실을 같이 쓰는 사람 중에, 유난히 소음을 내는 이가 하나 있다. 신발도 질질질질 끌고 다니고 문은 꽝꽝, 책상에 책을 놓을 때도 탁탁, 공부가 잘 안될 땐, 노트북 자판이 튀어나올 듯 쎄게 타이핑 한다. 다른 사람들은 괜찮은 것 같은데 유독 나는 이 사람 소리가 그렇게 거슬린다. 2. 매일매일 학교에 나와서 책상 앞에 앉아있는 것, 습관처럼 하고 있지만. 어떤 날은 공부가 너무 잘돼서 곧장 논문을 완성해버릴 기세였다가, 또 어떤 날은 '논문을 과연 써야만 하는가?'에 대해 심하게 고민한다. 이렇게 왔다갔다 하면서 뭔가 축적이 되고 있는 것 같기는 한데. 3. 토론토 생활을 마무리했던 5월 초순 이후로 규칙적인 운동을 안하고 있다. 여행 다니느라 어영부영 미루기도 했고, 갑자기 돌아온 서울 날씨..
벤쿠버엔 한 삼일쯤 머무를 작정이었다. 이미 한달 가까이 여행 중이었기 때문에 무엇보다 집이 그리웠다. 게다가 도착했던 날만 빼고 내내 흐렸던 벤쿠버에선 뭔가 즐거운 일들이 일어나지 않을 것만 같았다. 그런데 비행기 좌석을 구할 수 없었다. 예정과 달리 2주 넘게 그냥 여기 머물러야겠다, 하고 어쩔 수 없이 마음 먹을 땐 벤쿠버에서의 시간이 참 편하고 좋을 것이라고 전혀 예상하지 못했다, 당연하게도. 아침에 문을 열어 날씨를 확인하고, 벤쿠버에서도 귀한, 맑은 날이면 어딜 나갈까 궁리했다. ㅅㅌ의 친절한 안내와 배려 덕분에 좋은 곳에서 재미있는 시간들을 마음껏 보낼 수 있었다. 벤쿠버는 노숙인과 마약, 성매매와 인종 차별 등 심각한 문제들을 많이 가진 도시이기도 하지만, 넓은 공원과 큰 나무들이 많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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