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아침에 아이를 깨우다 발견한 초록 가득한 안방 창문과 햇살 비친 나무 서랍장. 이렇게 날씨 좋은 아침엔 조용히 빈둥대며 보내는 게 최고지만. 아이를 깨우고 밥 차리고 장난치고 농담하며 출근+등원 준비하고 잽싸게 자전거 타고 낑낑대며 페달을 밟는 것도 나쁘지는 않다. 출근하는 아침은 늘 힘들고 싫고 괴로웠는데 왠일인지 오늘 아침은 꽤 괜찮은 기분이었다. 간밤에 아파서 (강제로) 일찍 많이 자서 그런가.ㅎ 암튼 지금 참 좋은 인생의 한 때라는 기분이 들었던. 기록해둔다!
지글지글 불타던 불판 위의 온도가 사그라들고 있는 것 같은, 계절의 변화가 느껴지는 날들이다. 금요일 밤, 맥주 딱 두 잔에 취해서 느즈막히 집에 들어와 씻고 잤는데, 에어컨을 안켜고 잘 수 있었다! 우리집 마루에 바람이 드나드는 길목이 있는데, 거기서 자다가 새벽엔 추워서 소파로 기어올라갈 수 밖에 없었다. 더위가 언제까지 가는 건지, 짐작도 할 수 없을 만큼 괴로웠는데, 결국은 계절은 바뀐다. 이 진리를 왜 늘 모를까. 아님 모른 척 하면서 고통을 온몸으로 느끼는 게 인간의 숙명인가. 금요일 저녁에 "독특한" 나를 친구로 삼고 싶었던, 마찬가지로 "독특한" 그가 길거리에서 사준 도자기 풍경을 잠 자는 방 창틀에 걸어뒀더니, 계절이 바뀌느라 열심히 부는 바람에 종소리를 낸다. 라디오에서 나오는 음악에 ..
춥고 어두운 밤. 혼자 산책을 했다. 사람 없는 겨울밤 혼자 걸으니 조금 무서웠지만, 오래 걷고 나니 마음이 좀 시원해졌다. 집이 드문드문해지는 길 가에 혼자 불켜진 어느 집. 검푸른 밤하늘 아래 불켜고 앉아있는 집이 단단하고 씩씩해보여 한 컷. 여기 발 딛고 살아가는 건 바로 나, 그 누구도 아닌 나라는 사실을 이제야 알겠네, 하는 심정으로. 산책 다녀와 옷 벗으며 거울을 보니 추위에 얼굴이 발그레진 모습이 마음에 들었다. 나를 살피고 돌봐주고 나답게 사는 것. 나다울 때 가장 맘에 드는 나. 까먹지 말아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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