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론토 생활 백사십육일째 _ 2010년 4월 13일 화요일 1. 결단, 새벽 5시 종강 이후, 조금씩- 조금씩- 잠자는 시간은 늘고 도서관에 있는 시간이 줄어들고 있던 중, 어젠 급기야 아홉시간을 넘게 자고 정오 넘어 등교...ㅎ 논문 진도가 느려 매일 조바심도 조금씩- 늘어나고 있던 차, 어제 저녁에 결단!을 내렸다. 아침 5시 기상,을 시도해보자!!! 그래서 오늘 아침엔 진짜로 5시에 일어났다. 덕분에 하루가 아주 길어지더군. 근데 종일 졸려서 멍. 소리도 잘 안들리고 말도 잘 못하겠고, 무엇보다 머리가 안돌아가...ㅜ 인터뷰 녹취 하는데 귀로 듣는 거랑 전혀 다르게 타이핑 하고 있는 나를 반복해서 발견. 다섯시쯤, 아직도 해는 중천에 있는데 집에 와선 저녁 밥 후다닥 차려먹고 일찌감치 씻고 침대에 ..
토론토 생활 백사십오일째 _ 2010년 4월 12일 월요일 낯선 곳에서 발견하는 새로운 것들도 많지만, 그것이 나에게 익숙한 것이 되어가면서 보이는 것들도 있다. 낯선 것이든 익숙한 것이든, 무엇을 어떻게 보느냐 하는 건 언제나 그 눈이 '어떤 입장에' 있느냐에 달려있긴 하지만. 요즘 들어, 내 눈에 들어오는 것들이 있다면, 그건 토론토 사회의 '인종'을 둘러싼 구체적인 사실들이다. 허름하고 싼 가게 주인은 비 서유럽/비 북미 출신일 확률이 높다. 가격이 싼 음식점의 점원들은 대부분 동남아, 남미 출신의 여성들이다. 반대로 깨끗하고 인테리어가 괜찮고 가격은 비싼 음식점의 주인은 백인일 확률이 높고, 그런 음식점 점원들은 백인 여성인 경우가 많다. 뭔가 진보적이고 대안적인 담론(유기농 음식, 지역 운동, ..
토론토 생활 백삼십팔일째 _ 2010년 4월 6일 화요일 April 6th, 2010, 1900-2100 @ OCAD(Ontario Center for Art and Design) Vandana Shiva 강연 을 재미있게 봤던 기억은 나는데... 사실 내용은 잘...ㅋ 그런데 강연 가서 들으니 인도 영어라 그런지 강연 내용도 잘...ㅋㅋ 그래도 시간이 지날 수록 단어 중심으로 들리면서... 암튼 재미있더군. _ 유전자 조작 식품은 단기적으로 보면 생산력이 높은 것으로 보고되지만, 길게 보면 흙(soil)의 생산력을 따라올 수가 없다. 더구나 유전자 조작을 통해 높인 생산력의 결과는 가난하고 배고픈 사람들에게 돌아가는 것이 아니라 기업과 자본으로 귀결될 뿐이다. 유전자 조작 산업의 잘못 중 가장 큰 것은..
토론토 생활 백삼십칠일째 _ 2010년 4월 5일 월요일 서울 있을 땐, 닥본사 드라마가 한 편쯤 있었는데, 여기 와선 그걸 못하니 한동안은 허전했다. 동영상 다운받아 선덕여왕이랑 지붕킥 좀 보다가 그것도 수업 들으면서는 여유없어 못하고. 산부인과,는 장서희가 괜찮게 나온다 해서 마지막회만 다운받아 봤는데, '담담한 장서희'가 나와서 반가웠고, 간만의 한국 드라마라 그런지 그냥 좋더군. 어제 에서 '인생은 아름다워'의 게이 커밍아웃을 화제 삼았길래 1회 봤는데, 역시 수다와 말빨이 귀에 착착 감기더라. 정작 송창의와 그 애인의 플레이는 뭐 좀 어색하긴 했지만. 오늘은 '신데렐라 언니' 1회 봤는데, 서우는 너무 동동 뜨고 문근영은 너무 뒤틀렸고 천정명은 너무 해맑다. 그 가운데 이미숙 언니 완전 짱! 아..
토론토 생활 백삼십육일째 _ 2010년 4월 4일 일요일 오늘 날씨도 '쨍'하다. 해지기 전에 여름 옷 쇼핑도 하고 선련사 오후 법회도 가려고 낮 지하철을 타고 가다가, 날씨도 좋은데 노천까페에서 커피 한잔 마실까, 싶어 St. Clair 역에서 후다닥 내렸다. 거기서부터 Summer Hill역까지 걸어내려와 커피 한 잔 마시고, 내친 김에 Bloor 역까지 타박타박 걷기. 바람이 좀 불기는 하지만 걷기에 너무 좋은 낮. 두 잔에 3불 조금 넘는 커피를 머그 잔에 받아 햇볕에 놔둔 테이블에 나와 마시면서, 아 좋다, 한다. 그러면서, 서울에선, 이렇게 날씨 좋은 주말에 뭘 했지? 궁금해진다. 돌이켜보면, 서울에서의 생활은, 물리적인 시간의 흐름과 별개로, 마음이 늘 바빴다. 날 좋은 날, 산책을 가거나 ..
토론토 생활 백삼십오일째 _ 2010년 4월 3일 토요일 토론토 오기 전부터, 한 번 해보자, 마음 먹었던 '열린법회'를 한 번 해봤다. 아무도 안오면 어쩌나 걱정했는데, 다행히 세 분이나 참석해주셔서 성공적으로 개최! '부모와 자식'을 주제로 한 법문이었는데, 법문 끝나고 나눈 기러기 엄마 두 분 이야기도 재미있더라. 한국에선, 기러기 엄마들 도무지 이해가 안됐는데, 여기서 그 엄마들 직접 보고 이야기 나누다 보면, 그들이 왜 여기에 와서 시민권까지 얻고 눌러앉아 있는지 조금씩 납득이 돼간다. 여기-지금 그들의 삶이 단순히 자식을 위해서만,은 아니라는 것. 그런 게 조금 읽힌다. 암튼, 열린법회 여느라 오후 내내 12불짜리 빈티지 스커트 입고 동분서주... 집에 돌아오니 온몸에 힘이 빠질 정도로 피곤해..
토론토 생활 백삼십사일째 _ 2010년 4월 2일 금요일 오늘은 Black Friday, 오는 월요일은 부활절이다. 토론토는 이민자들의 도시, 여러 인종과 국적의 사람들이 섞여있다고는 해도, 서유럽 백인 기독교 문화가 지배적이라 부활절 전후 기간(Easter days)이 크리스마스 못지 않은 휴일이(라고 한)다. 오늘부터 월요일까지 연휴인데다 오늘은 날씨도 초여름 기온이라 간만에 나간 다운타운은 사람들로 북적북적. 서울 명동 같은 Dundas & Yonge 근처엔 쇼핑몰이 많고, 구석구석 거리 공연, 구경거리들이 있고, 가족 단위의 사람들이 많이 모인다. 그에 비해서 홍대 근처랑 비슷한 Kensington Market 주변엔 빈티지 옷가게, 노천 까페와 바, 홍대 놀이터 같은 히피들의 공간, 자기 흥에 ..
토론토 생활 삼십사일째 _ 2010년 4월 1일 목요일 끝나지 않을 것 같았던 수업이 마무리됐다. 멋지게 감사의 말 몇 마디 하고 싶었는데, 그냥 넘어갔다.ㅎ 이걸로 (원컨대) (당분간은) 내가 듣는 수업은 (내 인생에서?) 마지막. 후련하고 가볍다, 포기않고 마친 내가 장하다. 공짜로, 그것도 영어도 잘 못하는 이방인이 참여하는 걸 허락해준 수업 구성원들에 대해 뭔가 감사의 표시를 하고 싶어서, 망설이다가, 코리언 타운에 가서 호도과자를 좀 사갔다. 작은 접시에 몇 알씩 담아서 골고루 놓아뒀는데, 정작 즐겨 먹는 것 같지는 않았지만, '아 맛있다! 고마워!' 하며 먹어줘서 고맙더라. 나 말고도 (역시 기혼 여성이 많은 수업 이라 그런지?) 선생님 포함 몇 명이 초콜릿, 치즈, 크래커, 넛, 마실 것 등..
토론토 생활 백삼십삼일째 _ 2010년 3월 31일 수요일 토론토를 떠나는 항공권을 예매했다, 5월 20일 저녁 비행기. 오늘이 3월 마지막 날이니, 두달도 안남은 셈이다. 12주 예정이었던 수업도 내일이면 끝난다. 겨울도, 수업도, 끝나지 않을 것만 같이 길게 느껴졌는데. 꼽아보면 삼분의 이, 혹은 사분의 삼 정도를 보냈고, 네 조각 중 한 조각 정도가 아직 오롯이 남아있는 건데, 내 마음은 어느새 떠날 즈음의 날들에 가있다. 그래서 분주하고 아쉽고 무겁고 또 조바심이 조금씩 나는구나. 매일 조금씩 하기로 했던 것(운동, 영어공부, 논문작업) 꾸준히 하고, 봄이 완연해지는 토론토를 느끼고, 여기서의 인연들 잘 갈무리하면, 떠나는 바로 그 날도 다른 날들처럼, 일기 쓰면서 마무리할 수 있겠지. 이렇게 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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