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 여섯 시간, 두 클래스 대학원 수업을 열흘동안 달리듯 해내기. 이걸 어떻게 할 수 있을까, 겁 먹은 채로, 어어- 하다가 드디어 끝냈다. 아침에 일어나 아이랑 아침 (후다닥) 먹고 아이는 조부모님댁이나 학교에 데려다주고, 집이나 연구실에서 오전 수업을 시작한다. 대부분은 커피 내릴 시간이 없어서 줌 화면을 열면서 동시에 커피를 만든다. 오전 수업이 끝나면 점심을 대충 먹고 오후 수업 시작하기 전까지 피로감을 없애려고 노력하지만 잘 안되어서 결국은 커피를 한 잔 더 만든다. 오후 수업 시작하고 1시간쯤은 졸립고 피곤해서 고통스러워 하다가 조금 정신이 차려지면서 수업 종료. 아이 데리고 오기까지 1시간 30분 정도 시간이 남아도 저녁 준비하거나 장을 보거나 하면 금새 그 시간이 지나간다. 저녁 먹고 씻..
https://m.hankookilbo.com/News/Read/A2022011218140003440?did=NA&s=09 '자유로운 집이여 오라'… 힘없는 이들에 던지는 희망의 몽상 가스통 바슐라르(1884-1962)의 '공간의 시학'은 집에 관한 책이다. 제목만 보면 저자가 건축가이거나 시인이라고 추측할지도 모르지만, 바슐라르는 프랑스의 저명한 과학철학자이자 과학사가다. m.hankookilbo.com 진은영 작가님이 쓴 저 칼럼을 보고 나에게 집은 어디에 있나, 생각하는 저녁.
오늘부터 계절학기 수업이 시작되고, 이번 주와 다음 주 내로 몇 개의 실적보고서를 내야한다. 모두 처음 해보는 일. 그리고 일정이 엄청 팍팍한 일. 이런 일들 앞에서 내가 많이 긴장하는 사람이라는 걸, 최근에서야 발견한다. 미리 서둘러 준비를 끝내놓는 것이 가장 좋은 방법인데, 지난 연말까지 쉼없이 달렸고, 연초에도 방학 중 아이와 집에서 지내는 시간동안 일을 많이 못했다. 그러고보면, 미리 서둘러 준비를 해놓아야 한다는 것도 시간 빈곤을 만성적으로 겪고 있는 나에게는 언제나 자책하게 되는 원인이 될 뿐. 조금 더 지혜롭게. 지금의 조건 속에서 살 수밖에 없으니까. 스스로를 몰아치지 말고.
지난 해 내내, 훌륭한 사람, 괜찮은 사람 말고 행복한 사람, 충만한 사람이 되어야지, 하고 다짐했는데, 훌륭한 사람이 된 것 같진 않고, 훌륭한 사람이 되려고 노력했던 것 같다. 행복하고 충만한 사람이 되고싶었는데, 하고싶은 일보다 해야할 일이 언제나 나를 압도했네. 일을 진짜 많이 했던 2021년, 이라고 쓰려니, 실은 취업 이후 나는 내내 일을 진짜 많이 하는 매 해를 보냈다. 지난 가을엔 약간의 비상 사이렌 같은 게 내 마음과 몸에 울렸는데, 그걸 잊지 말고 정말 속도를 조금 늦춰야할 것 같아. 조급함과 초조함이 항상 내 밑에 깔려있다. 그것만 조금 더 들여다보아도, 지금의 속도에 브레이크를 걸 수 있지 않을까. 즐기면서 할 수 있는 정도로만 일하기. 일 말고도 내가 좋아하는 것들을 찾고 집중하기..
간밤 꿈에 엄마의 죽음을 전해듣고 말 그대로 가슴이 찢어지는 것 같은 고통을 느끼며 잠에서 깼다. 꿈 속에서도 엄마는 이미 돌아가셨는데 어떻게 또? 하는 생각과 또 들어도 너무나 아픈 사실이구나, 하는 생각이 동시에 들었다. 그 꿈 속에 외할머니가 살아계셨는데 의연히 나를 감싸고 위로해주셨던 것 같다. 위로와 공감이 필요해서 이런 꿈을 꾸었던 걸까. 잠들기 전 남편과의 대화에서 내가 경험한 육아의 힘듦을 여전히 인정하지 않으려는 그에게 "나는 도움 받을 엄마도 없다"고 말했는데 그 순간 그의 반사적인 코웃음을 들었다. 나는 사실 그 말을 할 때 약간의 눈물이 맺혔었다. 나에게 엄마 없이 아이를 키운다는 건 고단하고 서러운 일이구나 싶었는데 그는 그 말과 그 말에 담긴 마음을 비웃는 것 같았다. 대화를 끝..
페북이 알려주는 7년 전 오늘 나는, 말은 적게 하고 많이 들어야할텐데, 말로 나를 드러내고 싶어하는 나를 발견한다, 라고 이야기했네. 그 때도 지금도 말은 많이 하고 적게 듣고 쉽게 판단하고 있는 것 같아서, 쉽게 변하지 않지만 그래도 노력하고 있다는 게 새삼 장하다.ㅎ 만 칠년을 몸 담은 조직, 나의 첫 조직 그리고 나와 같이 시작한 조직. 나라는 존재와 이 조직이 많이 얽히고 섞여 있어서 어떤 부분은 구분이 잘 안되고, 그 때문에 많이 힘들기도 울기도 했던 것 같다. 지금은 점점 꼰대가 되어가나 걱정스럽기도 하고, 한동안 떠나고 싶었던 시기에서 벗어나면서, 다시 희망을 가져볼까 싶기도 한, 그런 상태네. 지금-여기에 발바닥 딱 붙이고 살아야한다는 거, 그러면서도 눈은 저 멀리 하늘끝을 응시하고. 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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