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절이 지나가는 길목
지글지글 불타던 불판 위의 온도가 사그라들고 있는 것 같은, 계절의 변화가 느껴지는 날들이다. 금요일 밤, 맥주 딱 두 잔에 취해서 느즈막히 집에 들어와 씻고 잤는데, 에어컨을 안켜고 잘 수 있었다! 우리집 마루에 바람이 드나드는 길목이 있는데, 거기서 자다가 새벽엔 추워서 소파로 기어올라갈 수 밖에 없었다. 더위가 언제까지 가는 건지, 짐작도 할 수 없을 만큼 괴로웠는데, 결국은 계절은 바뀐다. 이 진리를 왜 늘 모를까. 아님 모른 척 하면서 고통을 온몸으로 느끼는 게 인간의 숙명인가. 금요일 저녁에 "독특한" 나를 친구로 삼고 싶었던, 마찬가지로 "독특한" 그가 길거리에서 사준 도자기 풍경을 잠 자는 방 창틀에 걸어뒀더니, 계절이 바뀌느라 열심히 부는 바람에 종소리를 낸다. 라디오에서 나오는 음악에 ..
그물에걸리지않는/황홀한일상
2018. 8. 12. 10:38
짧은, 꿈, 같은
학회 발표하러 제주도 출장+여행을 다녀왔다. 이박삼일, 짧은 꿈 같은. 혼자 몸으로 공항에 가서 비행기를 타고 작고 예쁜 숙소에서 잠을 자고 아침을 먹고 바람 맞으며 멍하니 앉아있고 바다색에 감탄하고 밤의 제주를 즐길 수 있었다. 베스트는 깜깜한 밤 도로를 달리는 차 안에서 검은 나무 실루엣과 밤하늘 그리고 밤바람을 실컷 느낀 것. 머리가 지끈거리고 내일부터의 할일이 부담스럽고 엄마엄마 부르는 아이가 있는 이 곳, 일상. 새삼 버겁다. 그래도 내 잠자리에서 달콤하게 일단 잠들자.
그물에걸리지않는/보잘것없는여행
2018. 6. 24. 18: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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