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릴 때, 동생이랑 싸웠거나, 엄마한테 혼나거나, 괜히 외롭고, 또 슬플 때, 나는 종종 일기를 썼다. 뭐라고 뭐라고 뭐라고 실컷 쓰고 나면, 그러면서, 좀 울고 나면, 마음이 왠지 가벼워져서, 그리고 우느라 힘을 다써서, 일기장을 어딘가 치워놓고, 한잠, 푹 자곤 했다. 자고 일어나면, 다시 세상은 말끔해지고, 아무렇지도 않은 듯 다시 웃었다. 몇 달동안 술을 한방울도 안마셨다. 전혀 마시고 싶은 생각도 안들던 그 몇달. 그런데 이틀째 밤엔, 누구와 같이 있던 자리였는지 기억이 안나는데, 맥주 한 잔을 받아마셨다. 안마시기가 힘들더라. 그날밤 소주도 한잔 마셨다. 그리고 대구에 있던 그 며칠 동안의 밤엔 매일 맥주 다섯잔 정도를 마시고 잤다. 잠이 안오는데 혼자 말똥거리며 또 눕게 될까봐 겁이 나서. ..
http://gofeminist.org/lecture/?pid=lecture&sid=02&ix=53 목요강좌 정체성 읽기 교재: Identity: a reader(Paul du Gay, Jessica Evans, and Peter Redman SAGE Publication)책임강사: 박이은실 강사소개: 말레이시아 국립대 국제학 및 말레이시아학 연구원에서 말레이시아 사회에서 여성의 월경이 어떤 페미니스트 정치학적 위치를 가지는지에 관한 논문으로 사회학 석사를 받고 현재 연세대 문화학협동과정에서 젠더와 계급, 섹슈얼리티가 한국사회에서 어떻게 상호구성되어 왔는지를 깊이 들여다보기 위한 논문을 준비하고 있으며 여성문화이론연구소에서 성노동세미나, 섹슈얼리티세미나를 함께 해오고 있다. 특강 : 박미선, 이현재(여성..
일주일의 시험 기간 중 사흘하고 반이 지났다. 답안으로 써내야할 원고의 삼분지 일 정도가 채워졌을까. 그렇지만 생각이 발전하는 속도는 처음의 세 배 정도 된 것 같다. 어떻든 답안지는 완성될 것이고, 시험 기간도 끝나겠지. 인터넷에 들어왔다가 우연히 만난 이 인터뷰 기사. 이 인터뷰에 물고기의 단단한 탄력같은 고현정의 내면이 잘 스며들어있는 건, 아마 애정어린 눈으로 그녀를 쳐다보면서 세심하게 질문하고, 그녀의 말에 꾹꾹 눌러담은 관심과 호의를 보여준 김혜리 씨 덕분일 거다. 이렇게 괜찮은 두 여자가 만나서, 멋진 결과물을 만들어낸 걸, 시험 기간의 한 가운데서 읽다니, 행운이닷. http://www.cine21.com/Article/article_view.php?mm=005002007&article_i..
내가 어릴 때, 엄마는 여러 번, 당신은 해지는 시간이 싫다고 말하곤 했다. 해지는 시간의 노을과 낮은 해그림자가 서럽고 슬퍼서 싫다고. 그 말을 할 때의 엄마 표정이 너무 처연해서, 나는 엄마가 그런 말을 하는 게 두려웠다. 어느 초저녁, 그 서럽고 슬픈 감정에 이끌려 엄마가 멀리 가버릴 것 같아서, 나도 모르게 해지는 시간에 엄마랑 같이 있으면 초조한 기분이 들곤 했다. 스무 살 때부터 엄마랑 떨어져 살면서도 해지는 시간이 되면 가끔 엄마의 그 말이 생각났다. 물끄러미 서쪽 하늘을 바라보면서 어린 시절의 그 두려움을 반추하던 시간들. 그런데, 언제부턴가 나는, 해지는 시간을 느긋하게 느끼게 되었다. 해질 무렵의 빛과 바람은 영어 단어 soothe를 떠올리게 한다. 낮동안 치열하게 뛰어 놀다지쳐 이제 ..
그제 저녁에 본 다큐멘터리에서 생물학자 에드워드 윌슨은 개미를 연구하다가 1970년대에 사회생물학을 제창한다. 그와 그의 동조자들은 자신들은 순수하게 곤충 생물학을 인간의 사회적인 삶에 적용했을 뿐, 정치적인 의도가 전혀 없기 때문에, 사회생물학이 나치즘과 같은 극단적 인종 우월주의에 이용될 수 있음을 비판받는 것은 억울하다고 했다. 그리고 윌슨 자신은 사회생물학을 주창한 이후 세간의 비판이 자신을 유명하게 만들어준 것에 짐짓 흐뭇해하는 것도 같았다. 사회생물학이 나치즘 같은 인종 우월주의에 이용되는 것보다 내게 더 끔찍했던 것은 개미의 집단 생활을 수십년 관찰한 결과를 인간 사회에 ‘적용’하려는 그 욕망이다. 특정하고 부분적이고 잠재적(으로 맞다고 판명된) 지식을 다른 대상에 적용하여 그 지식의 적용 ..
2008년 제8회 이화여성학포럼 이화여대 여성학과, 한국여성연구원, 아시아여성학센터는 여성주의 담론과 지식생산을 위한 또 다른 시도의 하나로 여성주의에 관한 다양한 주제와 논의들을 펼칠 수 있는 을 연속적으로 개최하고 있습니다. 이번 이화여성학포럼에서는이라는 주제로 노옥재(평화재단 연구실장)선생님의 발표가 있을 예정입니다. 1990년대 중반, 고난의 행군을 거치며 북한사회는 이전과 달리 사회의 여러 부분에서 질서가 이완되고 무너지고 있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습니다. 극심한 식량난 속의 북한사회는 북한여성의 삶을 빼놓고는 쉽게 이해되지 않습니다. 북한주민 스스로가 “여성이 없으면 조선이 유지가 되지 않는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여성들의 삶의 모습은 제대로 보여 지지 않고 있습니다. “달리는 여맹, ..
지금은 날짜도 가물가물 하지만, 나의 초경은 초여름 즈음이었다. 밤새 몸에 열이 후끈거려 잠을 설치고, 새벽에 잠을 깨 화장실에 갔는데 팬티가 빨갛게 젖어있었다. 아, 이게 생리라는 거구나, 깨닫기도 전에, 덜컥 겁이 났었나, 아님 안도의 느낌이 들었던가. 부엌에서 아침쌀을 씻으려는 엄마에게 가서, 초경을 알리고 면으로 된, 엄마가 미리 사다가 삶아빨아 잘 개켜둔 생리대를 내 손에 받았던 기억. 나는 워낙 불규칙적이어서, 몇 일이면, 딱, 생리 시작한다고 셈을 하는 친구들이 신기했다. 그래서 생리 첫날이 언제 들이닥칠까, 어릴 땐 늘 불안했다. 지금은 이제 그 들쑥날쑥한 날짜도 익숙해져서 몸이 어떻게 변하나 잘 지켜보다 생리 첫날을 미리 예감하고는 한다. 몸이 열이 좀 나고 졸음이 막 쏟아지고 괜스럽게 ..
메일을 쓰는 회사에서 매달 보내주는 운세. 이번 달 운세 설명이 무지 딱! 이로군. 글고, 불륜 들키는 날, 이건 머냐고.. 느무 웃겨..ㅋㅋ 수행 많이 해야하는 달인 것 같아, 이번 달. 이 달은 자존심이 쉽게 상하고 자기 자신에 대해서 우월감을 가지거나 반대로 열등의식을 가지기 쉽습니다. 타인이 하는 작은말이나 언동에 의해서도 감정이 틀어지기 쉬우니 이런 달에는 가급적 중요 회의나 혹은 타인과 대화를 통해서 하는 것은 모두 차후로 미루는 것이 좋습니다. 남녀 모두 배우자에게 혹은 이성에게 불만 어린 말을 하게 되니 자기 자신의 언행을 매번 주의 깊게 생각해보고 반성해야 합니다 구설이나 송사 혹은 벌금 등이 달아오니 이런 때는 준법정신을 가지고 규칙을 따라야 합니다. 안전사고가 따르고 운동이나 야외 활..
오전에 밥 지어먹고 산에 잠깐 갔다가 점심 약속이 있어 오래오래 식사를 하고 간만에 동네 목욕탕에 들렀다가... 등교하고보니 어느새 저녁 시간이네. 허허. ------ 나는 대체로 내가 무모한 편이라고 생각하는데, 그건 좀처럼 오래 머리 굴리지 않고 즉흥적으로 결정하는 일이 많기 때문이다. 몇 해 전 봄에 제주도 자전거 하이킹을 했었는데, 그 때 동행했던 친구가 그랬다, 너처럼 자전거도 제대로 못타는 애가 어떻게 그렇게 용감하게 하이킹을 할 작정을 했냐고. 아닌 게 아니라 자전거 라이딩 훈련이 충분하지 않았던 나는 다리가 끊어질 듯하고 똥꼬 부분이 작살날 것 같은 고통에 못이겨 이틀도 못돼서 하이킹을 중단해야 했다. 먼 옛날로 거슬러 올라가보면, 학부 때 운동권 선배들을 따라다닐 때도, 덜컥 연애를 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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