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
꿈에 아버지가 나왔다. 우리(엄마 아빠 나 동생)는 그 전날 육체적으로 어떤 힘들 일을 겪은 후였고 나는 엄청 피곤했지만 새벽에 일어나 집으로 왔고(왜인지 나는 다른 집에서 잤다) 엄마와 동생은 자고 있는데 (엄마는 피곤해서 일어나야 하는데 못 일어나며 뒤척이고) 아버지는 잠에서 깨서 집안 정리 중이었다. 아버지와 마주친 나는 꿈 속에서도 그와 어색했다. 어색한 게 익숙할 정도로. 부자연스럽게 뭔가 이야기를 주고받다가 잠에서 깼다. 아버지가 나에게 이야기하고 싶은 게 있는 건가. 깨어나서야 드는 질문. 호스피스 병동에 누워계시는, 이 좋은 봄날 생명이 조금씩 사위어들고 있을 아버지. (기억이 있는 한) 평생 그를 좋아해본 적이 없는 것 같지만 지금의 아버지는 불쌍하다. 어제 잠들기 전, 병상에 누워계실 ..
그물에걸리지않는/황홀한일상
2022. 5. 21. 04:53
꽃이 피는 때
대학 다닐 때 학교 정문 앞 커어다란 벚나무 겹벚꽃만 유난히 늦게 피는 걸 보고 왜 쟤는 항상 늦게 필까, 저긴 볕도 잘 드는 곳인데, 라고 생각했다. 그 나무가 어마어마하게 커서 갓 태어난 아기 주먹만한, 동그랗고 화사한 분홍꽃이 피면 너무나 환상적이었는데. 시간이 한창 지나고 올해가 되어서야 곳곳의 겹벚꽃이 이제서야 피어나는 걸 보며, 이 꽃은 벚꽃에 비해 이렇게 한 박자쯤 후 피는 거구나, 알게 된다. 이 꽃이 피는 때를 알게되는 데 25년이 걸렸네. 다른 진리들도 이렇게 천천히 천천히 하나씩 알게될 거다, 아마.
그물에걸리지않는/황홀한일상
2022. 4. 21. 11:00
공지사항
최근에 올라온 글
최근에 달린 댓글
- Total
- Today
- Yesterday
링크
TAG
- 봄
- 인도
- 졸업
- 선련사
- 봄비
- 맥주
- 교육대학교
- 열등감
- 토론토의 겨울
- 토론토
- 논문
- 기억
- UofT
- 박완서
- Kensington Market
- CWSE
- 엄마
- 일다
- 여행
- 일상
- Toronto
- 가을
- 교육사회학
- 감기
- 인터뷰
- 일기
- 아침
- 영어
- OISE
- 켄싱턴 마켓
일 | 월 | 화 | 수 | 목 | 금 | 토 |
---|---|---|---|---|---|---|
1 | 2 | 3 | 4 | |||
5 | 6 | 7 | 8 | 9 | 10 | 11 |
12 | 13 | 14 | 15 | 16 | 17 | 18 |
19 | 20 | 21 | 22 | 23 | 24 | 25 |
26 | 27 | 28 | 29 | 30 | 31 |
글 보관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