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의 변화 두가지.하나는 피부. 때미는 목욕을 간만에 하고나서, 내 팔과 다리가 요렇게 보들보들 하구나, 새삼 알았음.임신 후부터 집에서 샤워만 했고, 출산 후로는 샤워도 뭐 대충 했더니;;;앞으론 때목욕 종종 해야겠당, 몸을 맡기고 싶은 세신사 아줌마도 생겼으니께.ㅋ또하나는 내 오리궁댕이가 사라져버린 것.사춘기 이후 내 바디의 심블과도 같은 오리궁댕이가, 세상에, 어느날 보니 없어져버렸다ㅜ살이 많이 빠지면서 뱃살, 허벅지살과 함께 궁댕이살도 샤라락 사라져버렸나보다.다시 체중이 늘면 어떻게 되려나 궁금하다, 어떤 순서로 회복될지. 남원에 왔다, 피난.낮시간에 아기 돌봐주는 사람이 있으면 내가 좀 편해지려나 싶어서.밥도 청소도 부담이 훨씬 줄어드니 그것도 나을 것 같고.한편으론 좀 여유가 생길 것에 기대가..
어제 진짜 간만에 대중 목욕탕에 갔다.우리 동네에서 제일 괜찮은 데라고 생각하고 갔는데위생상태가 별로더군.너무 피곤해서 때미는 아주머니께 때를 밀어달라고.돈 드리고 하는 거지만 나보다 연세 많은 분이땀흘리며 내 몸을 씻어주는 게 좀 죄송스러웠는데오랫동안 나를 기다리게 해놓고도 전혀 미안해하지 않고첨부터 반말하며 내게 인생의 가르침을 막막 주셔서오히려 마음이 참 가벼워졌다.자주는 아니라도 가끔 그 아주머니께 몸을 맡기러가고싶을 정도로.ㅋ 아기 이불 위에 까는 매트를 만든답시고원단 사이트에서 천을 주문한지 몇 주가 지났건만진도는 오분의 일도 못나갔다.그래도 가끔 하는 바느질이 좋다, 명상시간처럼 힐링이 되거든.문제는 이 사이트에서 뉴스레터를 보내주는데자꾸만 천을 사고싶다는 거.심지어 오늘은 커튼천을 사고싶어..
어젠 록산나 선생님 장례식이 토론토에서 있던 날.간밤엔 문득 선생님이 이 세상에 없다는 게 잘 믿어지지 않았다.생각해보면, 많은 사람들이 그렇게 홀연히 여길 떠나는 것 같다.엄마가 가시고 나서도 아주 자주 이렇게 믿어지지 않아서 당황스러웠는데.지금은 어떻지? 아직도 꿈 속에선 엄마가 여전히 내 곁에 계시는 걸 보면,여전히 그 당황스러움 속에 있는지도. 토론토에서 안젤라가 페북 쪽지로,록산나 샘 돌아가신 거 알어? 샘 연구실 청소하러 갔는데 니가 샘한테 쓴 카드가 있더라,라고 했다. 그 쪽지를 한참 들여다보며, 쓸쓸해졌다.이 세상을 떠난다는 건, 자신 앞으로 온 카드 따위를 두고 가는 일인 거 같아서. 오늘, ㅅㄴ언니가 일욜마다 일한다는 까페에 놀러갔다.고즈넉한 일요일 오후, 언니를 만나 생기를 얻었다.이..
이모가 다녀가셨다. 엄마의 두번째 동생. 삼십대 중반부터 우리집 가까이 사셔서 엄마와 가장 가까웠던 이모.너무 더웠던 지난 여름, 아기를 낳은지 2주밖에 안돼서 몸도 마음도 힘들었던 내게 오셔서 미역국을 끓여주시고 아기 기저귀를 매일 아침 개켜주셨는데, 이번엔 유난히 추운 날들 며칠을 우리집에서 머물다 가셨다.그 사이 나는 엄마되는 연습을 좀 했고, 아기는 단단하게 자랐다. 이모는 시금치 나물이랑 파래무침, 엄마식 찜닭과 쇠고기 국을 만들어주셨다.진짜 오랫만에 나 아닌 다른 사람이 차려준 밥상을 받으니 입맛이 돈다.가시는 날까지 집청소 알뜰히 해주시고, 잘 지내라며 여러번 거듭 작별인사를 하는 그 눈빛.찡, 하고 마음이 더워진다. 이모랑 둘이 이야기를 나누다보면 자연스레 엄마 이야기로 이어진다.우리는 아..
잘 마른 기저귀를 하나씩 갤 때, 아기를 재우려고 자장자장 낮게 흥얼대며 창밖을 불 때, 피곤한 몸으로 아기 옆에 누울 때, 어떤 순간들이 떠오른다. 의식의 차원에선, 어, 갑자기 이 기억이 왜 나는 거지? 하지만, 무의식에선 이 순간과 저 순간을 이어주는 끈들이 있는 거겠지. 요며칠은 영화 를 다시 보았던 그 겨울날들이 자꾸 떠오른다. 케이트 윈슬렛의 표정들, 마지막 몇 장면에서의 그 먹먹함, 누군가의 감상평 같은 것들. 몸무게가 바닥을 치던 날들, 많이 외롭고 또 충만했던 계절, 불안하고 막막했던 시간들. 지나고보니 참 따뜻했다, 싶기도 하고.
이천팔년 사월 @ 남원 광한루 문득 예전 내 모습이 어땠나, 궁금해져서 오래된 온라인 커뮤니티 사진첩을 막 뒤졌다. 이천팔년 사월, 지도교수님이랑 전공 친구들이랑 남원으로 여행을 떠났을 때의 모습이다. 전날 산에 오르고, 술도 마시고, 늦게 잠들어 무지 피곤했던 광한루 산책길. 아마 커피 마시며 벤치에서 헤롱대고 있을 때였던 거 같으네. 썬글래스로 눈을 가리고 좀 멀리서 찍으니 당시의 몸상태와는 별개로 제법 우수어린 느낌?ㅋ 어느새 사년 전이라는 게 언빌리버블. 시간은 어김없이 지나가고, 몸과 마음은 변하고, 어느 순간을 잡아두었던 사진 속 모습만 왠지 덩그러니 놓여있는 것 같다.
[서귀포 소정방 폭포의 말, 2012] 어젠, 아름다운 계절에 태어난 기념으로 사석원 그림 보러 갔다왔다. 난 이상하게 사석원의 그림에 등장하는 동물 중 말이 좋다. 빙그레, 웃음이 나오게 만드는 그 동물들 중 말이 으뜸이라고 할까?ㅋ 엉뚱한 표정으로 용맹한 척 하는 말의 옆모습을 보면서 헤헤 한참 웃었다. 파랑 노랑 빨강 분홍의 저 유치찬란한 컬러도 좋고, 말처럼 용맹하게 흘러내리는 폭포도, 바람에 흩날리는 억새도 좋고. 이번 전시의 컨셉이 '폭포 소리를 화폭에 담는 것'이라던데, 이 그림에선 폭포 소리뿐만 아니라 제주의 바람도 느껴지더라. 언젠가 소정방 폭포를 마주치면 이 그림 속 바람이 기억날까? 폭포가 콸콸대는 경치 앞에 서서, 특정 동물을 떠올리고, 표정과 상황을 그려내는 작가의 상상력이 웃겨서..
남동생은 어릴 때 통통했고, 사춘기 이후엔 좀 말랐고, 서른이 넘으면서는 살이 무진 쪘다. 스무살 즈음, 내가 서울로 진학하면서 집을 떠나와 그 때부터 동생과 떨어져 살았으니 내게 익숙한 건 마른 몸의 내동생. 그래서 내 머릿 속 동생의 몸 이미지는 골격이 좀 큰, 그러나 마른 남자이다. 어느날, Y가 뚱뚱한 삼십대 남자를 가리키며, 내동생이랑 닮았다고 이야기하는 순간 깜짝 놀랐다. 상상 속 이미지는 현실과 이렇게 다르구나. 가끔, 거울 속 내 몸을 보고 놀라곤 한다. 특히 샤워할 때 정면을 응시하면서, 아 맞다, 그렇지, 한다. 아주 느린 속도로, 지난 수개월동안 천천히 불어난 배와 허리와 엉덩이와 허벅지. 아직 내 머릿 속 내 몸의 이미지는 허리와 배 부분이 얇은, 키가 작은 어떤 여자의 모습인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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