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어로 소통하면서 경험한 것들 몇 가지 1. 나의 한 자아는 영어로 말을 하고 있고 또 하나의 자아는 그 말의 영어 문법을 체크하고 있다. 그리고 시제나 단/복수에 따른 동사 사용이 틀릴 때마다, '아으-' 하고 마음 속에서 외친다. 이 마음 속 외침은 문법 고단수가 회화 초보에게 야단치는 목소리. 대부분의 경우는 상대방의 반응보다 나의 또다른 자아의 야단에 주눅 드는 경우가 더 많은 것 같다. 2. 네이티브 스피커가 하는 영어를 들을 때, 나는 온 몸과 마음을 집중해야 한다. 귀로는 소리를 듣고 눈으로는 입의 모양과 표정, 제스쳐까지 따라잡는다. 아마 후각과 감각을 이용할 수 있다면 코와 손도 동원되었을 테다. 이렇게 집중 하고 들으니 쉬이 피곤해진다. 오분 정도를 간격으로 집중력이 저하되었다가 다시 ..
토론토 생활 오십육일째 _ 2010년 1월 13일 수요일 '내가 가르치는 수업의 준비와 내가 배우는 수업에 대한 준비 중 어떤 것이 더 부담스러울까?' 청강하는 수업 준비 하다가 문득 든 생각이다. 가르치는 수업의 경우, 언제나 강의 시작 오분 전에 준비 완료 상태가 되곤 했다. 그래서 커피 한 잔 만들어갈 새도 없이 강의실로 후다닥 뛰어들어 간 게 한 두번이 아니었던 것 같으네. 배우는 수업은, 준비가 좀 덜되도, 일단 강의실 들어가서 앉아있는 걸로 학생으로서의 자격은 충분하고, 어떤 날은 선생님과 다른 사람들 이야기 듣는 것만으로도 많이 배울 수 있으니까 가르치는 수업에 비해 부담이 확실히 적다. 그러나 영어로 진행되는 수업은, 배우는 수업이라 해도 준비 부담이 만만치 않은 듯. 내일이 두 번째 수업..
토론토 생활 오십오일째 _ 2010년 1월 12일 화요일 오늘은 체육관에 두 번째로 갔다. 토론토 대학 학생은 체육관 이용이 무료지만(학비에 체육관 이용료가 포함. 그러니 귀찮다고 바쁘다고 체육관 안가는 학생이 바보. 근데 케빈은 기숙사가 체육관 바로 옆인데도 한 번도 안갔단다.ㅋ), 나처럼 비지팅 신분이면 4개월에 148불 내고 멤버십을 만들어야 한다. 이용료를 한국 돈으로 치면 한달에 사만원 정도 하는 거라 여기 물가 비하면 비싼 건 아니다. 그래도 넉달동안 자유 이용이기 때문에 될 수 있으면 체육관 가서 운동 하자, 하는 모드다. 필라테스 수업이 저녁 8시라 너무 늦어서, 오늘은 체육관 삼층의 실내 트랙을 좀 뛰었다. 날씨는 춥고 바닥은 늘 눈으로 얼어있거나 질척하니 실외에선 달리기 할 곳이 없다...
여기서, 인터넷 검색하다가, 혹은 우연히 만나게 되는, 눈이 번쩍 뜨이는 것들 중에서, '서울에 돌아가면 ... 해야지' 하면서 스크랩 해두는 것들이 있다. 오늘은 두 가지. http://www.2sangbook.com/ 이름 그대로 '이상한 헌책방'이다. 한 번 찾아가보고 싶어. 책도 사보고 싶고. http://www.magdalena.or.kr/php/shop/shop01.htm ㄹ 덕분에 들렀던 사이트에서 '희망가게'를 발견한다. 사고 싶은 것, 사서 선물하고 싶은 사람, 사서 읽고 싶은 책들이 눈에, 마음에 들어온다. 2010.2.21. 몇 가지 더하자면, - 수다공방에서 옷만드는 거 배우기 - 생활창작공간 새끼에서 생활용품 만드는 거 배우기
토론토 생활 오십사일째 _ 2010년 1월 11일 월요일 CWSE에 나가서 공부한지 어언 사십일이 넘었는데, 나는 거기 가면 묵언 수행하는 스님처럼 거의 말을 안한다.ㅋ 월요일부터 목요일까지의 센터 일정을 보면, 정오 즈음에 코디네이터 제이미가 와서 문을 열고, 파트 타임으로 일하는 조교인 세라, 스테파넬, 애슐리, 렌 등의 학생들이 정해진 요일의 오후 한시쯤 온다. 그리고 오후 네다섯시가 되면 각자 일을 마치고 집으로 돌아간다. 오후 즈음에 간간히 센터장 록산나 교수가 들러서 제이미와 회의를 하기도 하고, 행사 관련 연구자들이나 예술가들, 센터의 원로 등이 들러서 수다를 떨다 가기도 한다. 나는 센터장, 센터 코디네이터, 센터 관련 페미니스트들, 센터의 조교들이 왔다 갔다 일을 하고 만나고 회의를 하는..
passing by - Dec 6. Violence against Women Memorial Day event (12/6, @ Hart House) - Screening on "Comfort Women" : (2/2, @ OISE auditorium) - 김동춘 교수 강연 on 화해와 진실 위원회 활동과 의미 (2/8 @ Munk Centre) - Intersectionality : Asian Canadian Studies & Feminist Studies (2/12 @ CWSE) - Media(ted) performance and the Trans-Cultural(CWSE & WIA exhibit in honour of International Women's Week) opening ceremony (..
토론토 생활 오십삼일째 _ 2010년 1월 10일 일요일 불과 이틀 전, 토론토에서의 서너달 간의 '꽉찬' 일상을 기대한다는 내용의 일기를 썼는데, 오늘은 푸욱 다운. 수업도 없고 논문도 없는 따뜻한 나라에 가서 종일 빈둥거리고 싶어라, 했다, 오전 내내. 그러다 오후엔 챙겨 입고 도서관 갔는데, 막상 책상 앞에 앉으니 저녁 때까지 열혈 모드로 아티클 리딩이 가능. 오늘 읽은 글들은 영국과 아일랜드의 아카데미아 내 젠더 관계에 관한 것이었다. 지난 몇 년간 대학원 생활 하면서 내가 느꼈던 모순들, 불만들, 답답하고 숨막히는 관행들이 이렇게 구조적이고 이론적으로 서술될 수 있는 거구나 싶어 고개를 끄덕이면서도, 한국에선 언제쯤 이런 '내부 고발적인' 논문이 저널에 실리는 게 가능할까 싶어 좀 답답해졌다. ..
토론토 생활 오십이일째 _ 2010년 1월 9일 토요일 '정체성은 고정적인 것이 아니라 유동적이며 공간과 시간에 따라 변화한다'고 배우고 읽었다. 요즘 이 문장을 체감한다. 한국에 있을 땐 의식하지 못했던 국적(nationality)이라는 범주가 나를 자꾸 건드린다. 단순히 어디 가서 내 소개를 할 때 '아임 프롬 코리아' 한다는 정도의 의미가 아니라, 캐나다 비자를 받을 때부터 토론토의 수많은 국적과 인종의 사람들을 만나고, 캐나다 국적의 (인종은) 한국인을 만나는 순간들 마다 나의 국적이 '내가 누구인가' 하는 문제와 결부되어 고민의 중심으로 등장한다. 아마도 외국에 나가면 다 애국자, 라는 말은 국적이 정체성의 전경으로 떠오르는 것을 국가주의적으로 표현한 말인 것 같다. 오늘은 캐나다에 태어나서 초..
어제, 피곤해서 일찍 자려고 다 씻고 침대에 누웠다가, 노트북 안에 있는 가 떠올라서 잠깐만 보다 자자, 하고 파일을 열었는데. 피곤했다는 사실도 까맣게 잊고, 영화가 끝날 때까지 노트북 앞에 딱 붙어 않아 봤다. ㄹ의 표현대로, 마음이 '드글드글' 하더라. 특히 엔딩이 인상적이었음. 에서 반하도록 이쁜 미친년 역할을 맡았던 서우는 이 영화에선 안개처럼 모호해서 불편하고 어리지만 무서운, 다른 의미의 미친 여자가 돼있었다. 전작 처럼, 나는 이 영화의 여백과 공간이 좋았는데, 정한석 같은 평론가는 그게 불편하고 싫었던 것 같다. 나는 그 좋음과 싫음의 차이는 박찬옥의 영화에서 그려지는 여성과 남성의 캐릭터에서 출발하는 것 같다. 사실 나는 혼자 괜히 커피프린스 이후 이선균을 좀 미워했는데, (쿨해보이는 ..
토론토 생활 오십일일째 _ 2010년 1월 8일 금요일 오늘, 토론토 대학 체육관에 등록을 하고, 두 달여 만에 운동을 했다. 필라테스 수업 들어갔는데 간만에 해서 그런지 무지 힘들더라. 게다가 동작 설명을 잘 못알아 들어 강사가 하는 걸 자꾸 힐끗 대느라 정작 내 동작에는 집중을 잘 못했다. 필라테스는 내 호흡과 동작 그리고 몸에 집중해야 하는 운동인데... 앞으로 몇 번 더 해보면, 이것도 나아지겠지, 한다. 체육관 같은 곳에서 운동할 때, 제일 기분 좋은 순간은, 샤워하고 옷입고 거리로 나서는 딱 그 순간인 것 같다. 그 순간, 몸은 노곤하고 머릿 속은 말갛고 뱃속은 가볍고 바깥 공기는 차갑다. 게다가 오늘 체육관 샤워장의 사우나는 한국 목욕탕을 떠올릴 만큼 좋았다. 그렇게, 조금 피곤하고 차분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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