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성커플에 기반한 ‘양성평등’의 한계 佛 남녀동수운동 파헤친 여성주의 저널 일다 황보신 2002년 6월 하원선거가 치러지던 때 난 프랑스에 머물고 있었다. 당시 좌파는 40%, 우파는 20% 정도의 여성후보자를 내세울 것이며, 여성후보자가 50%에 미치지 못하는 정당은 정부보조금을 삭감당하게 될 거라는 기사를 접했을 때, 난 솔직히 여성 입후보자가 많아 좀 놀랐다. 프랑스 언론은 거대 정당들이 보조금을 포기하면서까지 남녀동수 후보를 내지 않은 것에 대해 비판의 잣대를 들이댔지만 말이다. 비록 선출된 여성대표가 아니라 출마한 여성후보자와 관련된 법일 뿐이지만, ‘남녀동수법’(Parité), 더 분명히 말하자면 ‘남녀동수공천법’을 통과시킨 프랑스에 대해 감탄하지 않을 수 없었다. 남녀동수 운동, 국가주권 개..
오후 두시쯤, 문자가 왔다. "김대중 전대통령 서거" 연구실 밖으로 나가 잠시 묵상, 해탈주를 외워드렸다. 나는 대구에서 태어나 자라면서, 인생의 앞부분 20여년 간은 김대중 전대통령이 빨갱이에 매국노인줄 알았다, 정말로. 대학에 와서야 그에 대한 다른 정보들을 접했고, 97년 대통령에 당선되던 날 녹두거리 호프집에서 높이 들었던 생맥주의 맛은 아직도 기억이 난다. 대선 때마다 민중 후보에게 투표했고, 김대중 정권 반대 데모도 많이 했지만, 그는 대통령으로서 인권과 여성, 대북 문제를 가장 상식적으로 해결한 사람이라고 생각해왔다. 그의 이야기를 가까이서 자세히 들은 것은 2006년 10월 서울대에 ‘북한 핵과 햇볕정책’ 특강을 했을 때였다. 짧은 강연과 질의응답으로 2시간 넘게 진행된 이날의 행사에서 김..
여름 낮에 콩국수+아포가또. 블랙 티셔츠에 브라운 숏팬츠, 약속이나 한 듯, 그렇게 깔맞춤하고 나타날 줄 누가 알았남!ㅋ 너 덕분에 알게됐다! 그동안 내가 힘들었던 많은 순간들이 내 주변과 내가 아는 사람들, 관계들에 대한 지배와 통제의 욕구 때문이라는 걸. 선생기질, 엄마기질. 다분해, 다분해. 이러니 니 표현대로, 늘 부대낀다, 노이즈가 많은 삶. 그게 천궁도에서 보여진, 12궁에 걸린 화성인가 싶기도 하고. (이상하게 자꾸 이게 떠올라.ㅋ) 마음 힘든 일을, 시선 돌려 나를 보게 해주고, 이런 날 발견하게 해주는 너의 통찰력, 명석함. 고맙다.
상처 보듬는 ‘여성주의 의료’ 꿈꾼다 전문의 8명 등 의료생협 준비 이완 기자 » 왼쪽부터 추혜인(32), 유여원(27) “‘여성’이 아니라 ‘여성주의’ 의료생협입니다.” 서울 마포구에서 여성주의 의료생활협동조합 설립을 준비하고 있는 유여원(27·오른쪽)씨는 이렇게 강조했다. “단순히 여성들을 위한 병원을 만드려는 게 아니”라는 것이다. 그래서 여성 만을 조합원 가입 대상으로 할지, 치료의 대상을 어디까지로 할지 더 공부하고 있다고 했다. 유씨는 여성 전문의와 전공의 등 7명의 여성들과 함께 올해부터 본격적으로 이 생협을 준비하고 있다. 가정의학과 전공의 1년차인 추혜인(32·왼쪽)씨는 “성소수자, 성폭력·가정폭력에 시달리는 이들, 10대들에게도 여성주의 의료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들은 2..
교사들이 말하는 ‘학교폭력, 그 이면’ 여성주의 교사모임 ‘삐삐 롱스타킹’ 3인 좌담 여성주의 저널 일다 우완 ◇를 둘러싼 교사들의 이야기 교사들이 직접 쓴 학교폭력에 대한 생생한 현장보고서가 이야기책으로 발간돼 화제가 되고 있다. 학생생활연구회 따돌림사회연구모임 교사들이 8여 년간의 연구와 논의를 통해, 직간접으로 겪은 학교폭력 사례들을 재구성한 (김경욱 등저, 양철북)를 펴냈다. 저자들은 학교폭력의 대안이나 평화유지방법을 제시하고 있지는 않다. 그러나 이 책은 지금 실제로 학교에서 일어나고 있는 일들을 상세히 드러내고 예리하게 분석하고 있으며, 무엇보다 교사들의 솔직한 심정과 고민을 표현하고 있다는 점에서 주목할 만하다. 다양한 방식으로 학교폭력에 대해 열린 토론이 가능한 논쟁적 텍스트인 것이다. 학..
우리집 앞 마당에서 애들 노는 소리가 시끌시끌했는데 갑자기 내리는 비로 마당이 텅 비었다, 빗소리만 청량하네. 저녁 해가 떨어지기 전 내리는 여우비에 땅이 젖는 냄새가 난다. 낮에 버스를 두번이나 갈아타고 점심 약속에 나갔다가 이런 폭염 중에 점심 약속을 잡은 게 너무너무 후회스러웠다. 그래서 돌아오는 길엔 버스 갈아타기를 포기하고 중간에 택시를 타고 돌아왔다. 에어컨이 시원하게 나오는 안락한 택시 뒷좌석에 앉으니 갑자기 그 더위도 견딜만한 것이 되어버렸다, 차창 밖에만 존재하는 불볕더위니깐. 더위가 모두에게 같은 것은 아니구나! 그나저나 선풍기만 딱 한대 있는 우리집에 들어오니 더운 기운이 후끈하다. 에어컨 없이 여름나기, 언제까지 버틸 수 있을지 모르겠지만, 누구말대로, 이런 더위도 일년 중 며칠 안..
시차적응을 위해선 낮에 잠들면 안된다,고 백번쯤 속으로 다짐했지만 정오부터 5시간을 내리 잤어요, 그러고 나니 피로가 좀 풀린 듯 하네요. 아프리카도 덥지만 서울도 덥네요, 우리집이 서향이라 그런가. 부르키나 파소는 작고 가난한 나라였어요. 단 칠일간의 여행으로 그들을 섣불리 알려고 노력하지 말아야겠다, 했지만 알게모르게 많이 배우고 돌아왔어요. 지금 딱, 기억에 남는 건 무지무지 펼쳐진 들판과 붉은 흙, 그리고 암내...ㅋ 콧 속에 그네들 암내가 새겨진 듯, 자꾸자꾸 그 냄새가 기억나요. 으으. 칠일 중 나흘은 배탈이 나서 토하고 설사하고 정신이 멍했어요, 떠나는 날이 돼서야 부르키나 파소 사람들의 웃음이 눈에 들어올 정도로요. 돌아오는 길, 파리에서 이틀을 묵었는데 파리 시내 곳곳 화장실에 설사 쫌 ..
“돈 없다고 안갈 거냐” 채근에 정신이 ‘번쩍’ ‘에이즈 예방, 빈곤탈출’ 연구 한겨레 김민경 기자 » 김기석 교수, 제자들과 아프리카 최빈국 부르키나파소로 “무슨 돈으로 거기까지 가고 조사를 진행할 수 있나 끙끙대고 있었죠. 그런데, 제자들이 ‘돈 없으면 안 갈 거냐’고 다그치니 별수 있었겠어요?” 김기석(사진 왼쪽 셋째·교육학) 서울대 교수는 제자들의 손에 이끌려 25일 아프리카 최빈국 부르키나파소로 떠난다. 스승과 제자, 세 사람은 그곳에서 1주일 동안 머물며 그들을 도울 방법을 조사·연구할 예정이다. 김 교수는 2년 전 부르키나파소 교육위원회의 초청으로 방문해 첫 인연을 맺었다. 서부아프리카 내륙의 프랑스 식민국에서 독립한 이 작은 나라에서 교육도 제대로 받지 못할 뿐 아니라 후천성면역결핍증(AI..
가슴이 답답하고 괜히 짜증이 불쑥불쑥 난다, 모든 감정은 흘러지나가기 마련, 혹은 몸에 열이 나면 가슴께가 답답해지기도 한다, 아닌게 아니라 아침부터 미열이 있긴 하다, 주말동안 피곤했나봐. 열이 좀 있을 땐 시원한 물을 적신 수건으로 몸을 닦아주고 쉬면 낫는다. 열이 있고 몸도 안좋은데 할일이 있을 땐, 선풍기를 켜놓고 차가운 수건으로 몸을 닦아주면서 커피도 진하게 한 잔 먹어가며, 그냥 일을 하면 된다, 우울한 상상에 빠지는 걸 잘 막기만 해도, 다행. ㄹ의 표현대로, 바싹 마르고 햇볕 짱짱한 날씨야, 얼른 돌아와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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